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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 수진, 활동중단…서신애 “아물지 못한 기억”(전문)

김소정 기자I 2021.03.05 00:00:37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그대들의 찬란한 봄은 나에게 시린 겨울이었고 혹독하게 긴 밤이었다”

(왼쪽부터) 수진, 서신애 (사진=수진 인스타그램, 서신애 인스타그램)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진 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이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힌 날 그의 동창 서신애가 쓴 글이다.

(여자)아이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4일 “수진은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며 (여자)아이들은 당분간 5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유선 상으로 다툼을 한 것은 맞으나 그 이외의 게시글 작성자들이 주장하는 폭력 등에 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학교폭력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늦은 밤 서신애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지나간 계절의 떠올림은 쉽지 않겠지만 보냈던 계절의 장면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의 온도, 그날의 냄새, 그날의 행동. 아물지 못해 울컥 멱차 오르는 기억들을 애써 묻으며 그대의 계절을 조용히 응원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이기적인지라 그럴 때마다 애써 녹인 눈은 얼어붙어 빙판길이 돼 버렸다”라고 말했다.

서신애 인스타그램
이어 “어디선가 여전히 아픈 겨울을 보내고 있을 당신에게 보잘 것 없는 나 역시 당신을 위해 자그마한 햇살을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당신도 참으로 가슴 저리게 찬란한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기에”라고 덧붙였다.

서신애는 해당 게시물의 댓글을 막았다. 하지만 이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고, 많은 누리꾼들은 서신애 글 속 ‘그대’ ‘당신’이 수진일 거라 추측했다.

앞서 지난달 네이트판,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과거 와우중학교 재학 당시 수진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쏟아졌다. 또 한 폭로자인 A씨는 같은 중학교 출신인 수진이 서신애에게 “XXX아. 야 이 X꾸X꾸야. 애미애비 없어서 어떡하냐”고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네이트판 캡처.
특히 서신애가 2012년 KBS 드라마 ‘SOS’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한 적 있어 A씨 주장이 사실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서신애는 “시트콤 출연 당시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며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연예인 납신다’고 장난을 치거나 내게 ‘빵꾸똥꾸’ ‘신신애’ ‘거지’라고 불러 슬펐다”라고 말했다.

특히 수진의 학폭이 터진 날인 지난달 22일 서신애는 인스타그램에 ‘None of your excuse’(변명 필요 없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수진은 팬페이지를 통해 “서신애 배우님과는 학창시절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다“라며 ”이 분(서신애)께도 이 일로 피해가 간 거 같아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신애가 남긴 글 전문이다.

그대들의 찬란한 봄은 나에게 시린 겨울이었고 혹독하게 긴 밤이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그대의 여름 끝에 나는 왜 여전히 겨울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내 마음에 쌓인 눈을 녹이고 사무치는 존재를 잊기 위해 노력했다.

나의 겨울은 혼자 만들어진 것이 아님에도 이겨내기 위해선 늘 혼자만의 조용한 싸움이 필요했다. 내 사람들을 만났고 미뤄왔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이따금 창백한 바람이 불어 금이 가긴 해도 이정도인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지나간 계절의 떠올림은 쉽지 않겠지만 보냈던 계절의 장면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 날의 온도, 그 날의 냄새, 그 날의 행동.. 아물지 못해 울컥 멱차오르는 기억들을 애써 묻으며 그대의 계절을 조용히 응원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이기적인지라 그럴 때마다 애써 녹인 눈은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엉망이 되어버린 나의 계절을 원망하기도 했다. 좀 더 이겨내기 위해 노력해 볼걸, 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해 볼걸.. 그럴수록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한지라 그대들의 계절을 시새움하게 되더라.



이토록 매서운 겨울은 아름답진 못해도 나의 매화는 추운 겨울의 기운 속에서 맑은 향기를 내었다. 이렇게 무너지기엔 내가 너무 가여웠다. 나의 계절에 햇살을 비춰 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나는 더이상 겨울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다. 빙판길을 깨부시자. 녹일 수 없다면 부셔버리자.



그제야 참으로 길고 긴 겨울밤의 끝에 그동안 알 수 없던 햇살이 옅게 느껴졌다. 주변을 살피니 아직은 날카로운 바람이 흩날려도 녹았던 눈으로 인해 질척이던 땅이 조금씩 굳기 시작한다. 이제 곧 어린 봄의 새싹이 돋아나겠지.



어디선가 여전히 아픈 겨울을 보내고 있을 당신에게 보잘 것 없는 나 역시 당신을 위해 자그만한 햇살을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당신도 참으로 가슴 저리게 찬란한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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