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영되는 영화는 전 세계 70개국 301편.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답게 유명 배우, 감독이 참여하는 행사도 빼곡하다. 영화 애호가들의 마음이 바쁜 이유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 이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조차 없다면 지금 언급하는 이 사람들 이름만이라도 기억하자. 박중훈. 하정우. 임권택. 고(故) 박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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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화제에는 세계 각국의 화제작이 두루 선보이지만, 국내 팬들 사이 화제성은 이 두 작품만 못하다. ‘톱스타’와 ‘롤러코스터’. 이 두 작품을 연출한 감독은 박중훈과 하정우로 유명 배우다. 올해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완성된 영화를 대중에 공개하고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도 유지태, 구혜선 등이 직접 연출한 작품을 들고 ‘감독’으로 부산을 찾았지만, 올해에는 신구 ‘대세’가 맞붙는다는 점에서 관심과 기대가 더하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두 사람은 처음 연출한 영화로 나란히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주인공의 직업이 배우라는 사실도 공통점이다. 박중훈은 매니저에서 스타로 성장한 한 배우의 이야기를 통해 화려하면서도 비정한 연예계의 이면을 이야기하며, 하정우는 거듭 착륙에 실패하는 비행기에서 어느 한류스타가 겪는 코믹한 상황을 영화로 재미있게 그려냈다.
박중훈과 하정우는 영화제 기간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에도 참여해 영화제 초반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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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회고전의 주인공은 ‘한국영화의 거목’ 임권택이다. 영화제가 특별히 공을 들였다. 2011년 개봉한 ‘달빛 길어올리기’까지 101편의 영화를 연출한 임 감독의 작품 가운데 현재 보존되어 있으면서 상영 가능한 71편이 모두 상영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최대 규모다. 상영 편수가 많아 영화제 개막 10일 전부터 상영을 시작했다. 영화제 기간에는 ‘삼국대협’ ‘짝코’ ‘안개마을’ ‘장군의 아들’ ‘서편제’ ‘춘향뎐’ 등 9편이 관객과 만난다.
이번 회고전을 위해 대한민국 대표 감독과 배우가 부산에 총집결한다. 영화제 개막 전 임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하녀’의 임상수와 ‘후궁’의 김대승 감독이 특별 GV(Guest Visit) 상영회로 관객과 만났고, 영화제 기간에는 류승완, 이창동, 봉준호, 이윤기, 정지우, 김태용, 홍상수, 정성일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나서 임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8일에는 임 감독과 그의 배우들이 함께 하는 ‘오픈 토크’가 마련됐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부산영화제 기간에는 임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의 제작발표회도 개최된다. ‘화장’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하는 작품으로 배우 안성기가 ‘만다라’ ‘안개마을’ ‘태백산맥’ ‘축제’ 등에 이어 다시 임 감독의 작품에 주연으로 참여한다.
지난 2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박철수 감독 특별전도 올해 부산이 아니면 만나보기 어려운 기회로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작 ‘녹색의자 2013-러브 컨셉츄얼리’를 포함한 대표작 5편이 추모전 형태로 상영된다. 특히 박 감독의 마지막 작품 ‘녹색의자 2013-러브 컨셉츄얼리’는 올해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으로 2005년 파격적인 관계 묘사로 화제를 모은 ‘녹색의자’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으로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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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0월, 부산이 더 반가운 이유는 ‘별’ 볼 일이 많다는 것이다. 올해도 개막식 사회를 보는 강수연·곽부성을 비롯해 송강호,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정경호, 김효진, 강동원에 왕우, 오다기리 조, AKB48 멤버 마에다 아츠코 등 해외 스타가 일찌감치 부산행을 예약했다.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오픈토크’와 ‘야외무대인사’ 일정만 꼼꼼히 챙겨도 절반은 수확한다.
4일 하루에만 빅뱅 최승현(T.O.P)이 주연을 맡은 영화 ‘동창생’, 엠블랙 이준의 첫 영화 주연작 ‘배우는 배우다’, 2PM 옥택연·이연희 등이 출연한 ‘결혼전야’ 야외무대인사가 몰려 있다. 5일에는 ‘감독’ 박중훈과 그의 ‘톱스타’ 배우들인 엄태웅과 소이현, ‘감독’ 하정우를 필두로 한 ‘롤러코스터’ 출연배우 정경호 등이 차례로 무대에 선다.
지난여름 한국영화를 빛낸 주역들도 대거 부산을 찾는다. ‘감시자들’의 설경구·정우성·한효주·준호,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등이 그들이다.
‘밤의 여왕’ 천정명·김민정, ‘더 파이브’의 김선아 등은 오는 10월과 11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부산을 찾아 자신들의 새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더 엑스’의 주역 강동원은 GV가 예정된 ‘더 엑스’ 상영회 단 1회에 얼굴을 비출 예정이다.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돼 강동원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3일 개막해 12일까지 부산 센텀시티와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