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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굴기’ 내세운 중국 물리쳐
한국전력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뉴젠의 일본 도시바사 지분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한전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수주가 확정되면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8년 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영국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는 21조원 규모로, 2025년까지 총 3.8GW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을 추진중인 뉴젠은 일본 도시바와 프랑스 엔지가 지분을 각각 60%, 40% 보유하다 프랑스 엔지가 사업에서 빠지면서 도시바가 100%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가 원전사업에서 7조원대의 손실을 보면서 문제가 발생하자 철수하기로 하고 뉴젠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상황이다. 뉴젠 지분 가치는 약 3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당초 한전은 중국 광동핵전공사(CGN)과 함께 유력한 매수자로 떠오르며 막판까지 치열한 인수 경쟁을 펼쳤다. 문재인 정부가 탈 원전 정책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한전의 사업수행능력이 우선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수주한 UAE원전의 경우 공기를 거의 준수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측면 지원도 한몫을 했다. 정부는 국내에서는 지진 등 우려로 탈(脫)원전 정책을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해외 수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수주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향을 잡고 있다. 최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영국·프랑스·체코를 방문해 외교전을 펼치기도 했다.
영국 수출 원전 후보는 한국형 신형 모델인 APR 1400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모델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으며 UAE에도 수출된 것으로 한국 원전기술이 또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PR 1400의 유럽 수출형 원전인 ‘EU-APR’의 표준설계는 지난 10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 이미 유럽 수출길을 확보한 상태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현지 관계자가 APR 1400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실무진끼리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한전과 도시바는 앞으로 수개월간 지분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 이후 우리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와 뉴젠의 소유주 변경에 대한 영국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면 최종적으로 한전이 뉴젠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때 지분인수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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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여부 따져 리스크 최소화 관건
남은 것은 사업성에 따른 리스크다. UAE원전 사업의 경우 EPC(설계·자재조달·건설) 방식으로 했기 때문에 발전소를 지으면 끝나는 터라 리스크 예측이 비교적 쉬웠다. 하지만 영국 원전은 IPP(발전사업)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사업까지 검토해야 한다. 즉, 사업자가 건설비용을 조달해 완공한 뒤에도 전기를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사업가치를 따져야 한다. 앞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도 “UAE 원전과 달리 영국 원전은 IPP(발전사업) 방식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을 비롯해 전반적인 리스크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에 건설비를 일부 대는 등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신용보증 여부도 한국전력이 최종 수주에 나설 수 있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한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은 “ 에너지 가격이 시장가격과 비교해 낮으면 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시장가격보다 높으면 사업자로부터 돌려받는 구조가 있다”면서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안정적 사업 구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