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낙후된 축구 저변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하는 현 집행부의 졸속행정 때문에 한국 축구가 퇴보하고 있다”며 “우리 축구지도자는 정몽규 회장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축구는 올해 국민에게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해왔다.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요르단에 완패하며 준결승 탈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우리나라 축구가 올림픽 본선행을 이루지 못한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0년 만의 일이다.
지도자협회는 축구협회가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둔 황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기는 등 방만하게 대표팀을 운영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출전팀 수준이 상향 평준화 돼 있다’는 정보를 집행부에 전달했지만, 정 회장이 ‘땜질식 처방’만 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지도자협회는 “2013년 취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는 그간 선배, 후배들이 공들여 쌓아 올린 한국 축구의 위상과 자긍심을 그의 재임 기간 모두 무너뜨렸다”고 했다. 그 예로 지난해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시도, 불투명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 등을 꼽았다.
정 회장이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 시절에 도입한 K리그의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도 들었다. 지도자협회는 “최고 실력을 갖춘 프로무대에서 실력과 관계없이 오직 ‘22세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경기 출전이 보장되는 제도는 기존 프로 선수의 숭고한 땀과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제도로서 현장의 반발이 심하다”고 전했다.
한편, 사단법인 지도자협회는 지난 2월 창립총회를 하고 지난달 9일 출범했다. 초, 중, 고교, 대학, 일반, 프로지도자로 구성됐다. 설동식 전 서귀포고 감독이 회장을 맡았다. 단체에 따르면 국내 축구 지도자 3000여 명 중 현재까지 500명 가까운 인원이 가입을 완료했거나 가입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