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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부산 이전, 무리한 속도전…우려스럽다"

노희준 기자I 2022.05.02 16:01:07

사임 의사 밝힌 산은 회장 마지막 기자간담회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
"균형발전, 지역고통분담·책임있는 역할·지속가능해야
"산은 구조조정, 11개 기업 성공...3개만 차질"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사진) 산업은행 회장이 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산은의 부산 이전과 관련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 부산 이전은)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산은 지방 이전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무리하게 속도전 내듯이 하면 되겠느냐”며 “(지방이전으로) 불가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강행되고 나중에 심각한 폐해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느냐, 신중하게 하자”며 “과거에도 무책임하게 (산업은행 기능을) 분할했다 합쳤다 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산은 경쟁력은 훼손됐다.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역균형 발전에 누가 동의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지역균형발전은 지역의 고통분담과 책임 있는 역할이 전제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어야 한다.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세훈 서울시장은 산은 부산이전과 관련해 자해적 결과로 귀결될 것이고 국내에 두개의 금융중심지는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오세훈 시장 발언에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부울경(부산·울산· 경남) 지역은 가장 특혜를 받은 지역으로 스스로 자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2의 경제도시라고 하면 스스로 노력해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회장은 산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대우조선해양(042660)과 KDB생명, 쌍용차(003620) 매각 차질 등 3건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한 게 없다고 하면 잘못”이라며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하에서는 구조조정을 합리적 원칙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해 대부분의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며 “두산중공업(034020), HMM(011200)(구 현대상선), 대우건설(047040) 등 11개가 구조조정이 완료됐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HMM은 완벽하게 정상화돼 이제 매각만 남은 상태로 기업가치가 너무 커져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을 걱정해야 할 상태”라며 “두산중공업은 대주주와 산은 협조로 초기에 선제적으로 단시간에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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