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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인가 요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자본금·대주주, 사업계획 타당성, 내부 통제 등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특히 금융위는 내부 통제 체계의 ‘적정성’을 중점 심사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 영업점 직원이 1600여 개의 증권 계좌를 부당하게 개설한 것이 밝혀진 영향이다. 대구은행 주요 경영진은 금융사고 방지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까지 제출했다.
시중은행으로 출범하는 대구은행의 새 이름은 ‘IM뱅크’다.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디지털 접근성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췄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우선 대구은행은 앞으로 3년간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개를 신설할 예정이다.
첫 거점 점포는 강원도 원주가 유력하다. 특히 지방은행으로서 축적한 ‘관계형 금융’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을 기반으로 중신용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본점은 대구에 그대로 두면서 대구·경북권 기업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역할도 지속한다.
또한 자체 비대면 채널 고도화, 외부 플랫폼 제휴 확대 등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며 저금리의 다양한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시중은행으로 역사적인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며 “금융 소비자와 은행업, 더 나아가 국가 경제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57년 금융 노하우로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상생 금융 실천을 통해 소상공인과 취약 계층에 두터운 혜택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기’ 역할 기대…과점 깰까
대구은행의 등장이 시장을 뒤흔드는 ‘메기’가 될지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근엔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곳도 나오고 있어 새로운 ‘플레이어’ 사이에 존재감을 드러낼지도 또다른 관심이다. 금융위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은행업 영위 경험이 있는 주체가 업무 영역·규모 등을 확대하는 것으로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과점 체계를 깨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선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1999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2001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2006년) 합병 등으로 5대 은행 과점 체계가 공고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롭고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다면 국민 입장에선 달라진 점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지도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점포를 확대하면 인력 수급이나 비용 효율성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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