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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호찌민까지..朴, 베트남 종단 '세일즈 외교'(종합)

피용익 기자I 2013.09.10 19:56:30
[호찌민=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10일(현지시간) 북부에 위치한 수도 하노이에서 전용기를 이용해 남부 호찌민까지 종단하며 ‘세일즈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하노이에서 쯔엉 떤 상 국가주석 등 지도부 4명과 연쇄 회동해 경제협력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호찌민에서는 현지 지도자들과 면담하고 우리 기업들의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박 대통령이 짧은 일정에도 불구, 하노이에서 1700km를 이동해 호찌민을 방문한 것은 이 지역이 갖는 중요성을 방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對) 베트남 투자는 최근 북부 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남부 지역에 대한 투자가 더 큰 상황”이라며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 방문

하노이가 베트남 정치의 중심지인 반면 호찌민은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곳이다. 경제 중심 도시답게 지난 7월 말 현재 베트남 산업무역부 인가 기준으로 2340개의 외국상사 대표사무소가 설립돼 있다. 싱가포르 300개, 홍콩 249개, 한국 210개, 일본 138개사 등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베트남과 수교 이후 호찌민무역관 개관 등을 계기로 기업들의 진출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지 투자기업뿐만 아니라 자영업자까지 포함해 한국계 업체는 1800여 개에 달한다. 교민 8만5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어 동남아시아 동포 사회 중심지이기도 하다.

호치민 대한상공회의소(코참) 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종희 포시즌비나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투자 중 하노이 등 북부 지역에 대한 투자는 누적 기준 1246건, 89억 달러인 반면 호찌민을 비롯한 남부지역에 대한 투자는 2002건, 158억 달러 규모”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찌민은 오는 2025년까지 인구 1200만명 규모의 대도시로 발전시킨다는 장기 마스터플랜 아래 신도시 개발, 하이테크 파크 조성, 지하철·고속도로·교량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국 기업들은 높은 기술력과 인프라 투자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경우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호찌민 당서기 만나 “기업 투자 애로 해소해달라”

박 대통령은 이날 호찌민 통일궁에서 레 탄 하이 당서기와 레 황 꾸언 시장이 공동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 자리에서 “호찌민시는 베트남의 비약적인 성장을 상징하는 곳”이라며 “1천800여개 우리 기업의 진출해있고 8만여명의 교민이 있는 베트남의 대표도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찌민시가 이곳에 진출한 한국기업인들과 한인사회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해주신다는 말을 들었다.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기업인들이 진출하게 될 것 같은데 계속 변함없이 지원해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기여하고 기업인들이 더 많이 투자하고자 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에는 마이스터 고등학교 등 우수한 인력이 많고, 그러한 우수한 인력들이 여기에 와서 기술을 전수할 기회가 있는데 근로자 채용 기준에 있어 현재 대출이라든가 그런게 허용이 안돼 있으니 이런 조건들을 완화시켜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 현지 진출기업 시찰..기업인들 애로사항 청취

박 대통령은 오찬 후 현지 진출 기업인 한세베트남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호찌민 주재 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베트남 진출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에는 포시즌비나, CJ베트남, 효성베트남, 롯데마트(베), 화승비나, 범우비나, TT전자, G-Tech건설, KCTC, PTV, FTN베트남 TSB베트남, JP베트남, 그리고 한세베트남 등 14개 기업의 대표가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우리 대·중소기업이 상호 협력 하에 해외 진출을 하게 되면 국내 사업 네트워크의 강점도 그대로 유지하고, 경험이 적은 중소기업들의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어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맏형으로서 중소기업의 현지화를 잘 이끌어주기 바라며, 정부도 동반진출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체 간의 동반진출만이 어니라 유통, 법률 등 서비스업과 함께 진출하는 것 역시 매우 권장할만한 일”이라며 “이곳 베트남에서의 모범사례가 다른 신흥국 진출에 본보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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