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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일 넘긴 의·정 갈등…의료계 내부서도 갈등 조짐

이지현 기자I 2024.06.20 17:34:30

정부 전공의 사직서 수리 가이드라인 곧
의협 22일 무기한 휴진 논의 구체화 추진

[이데일리 이지현 최오현 기자] 의·정 갈등이 120일 넘게 이어지며 의료계 내부 갈등으로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8일 ‘단체 휴진’한 데 이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까지 예고하자 내부에서는 논의되지 않은 일이라며 불쾌감을 표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의협은 오는 22일 회의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가 출범을 앞두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11개 수련병원에 현재 출근 중인 전공의는 1044명이다. 현원(1만 3756명) 대비 7.6%가 계속 근무 중이거나 의료현장으로 다시 복귀한 것이다. 정부가 지난 4일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하며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의 복귀가 전망됐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동안 전공의들은 사직서 수리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정부가 사직서 수리를 허용키로 하자 이번에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6월’이 아닌 처음 사직서를 제출한 2월을 기준으로 수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만일 병원에서 2월을 기준으로 사직서를 수리해줄 경우 전공의들은 병원을 상대로 “지난 4개월간 미지급된 임금을 달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정부가 명령을 철회한 이달을 기준으로 사직서를 수리 시점을 적용하면 병원에서는 추가 사직서를 받아야 한다. 전공의들은 “이미 냈는데 왜 또 내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우리도 난감한 상황”이라며 “전공의들 대부분이 복귀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어 이들을 기다리지 않을 생각이지만 사직서 수리 시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줘야 혼란이 최소화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내주 관련 내용을 정리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월이 아닌 6월을 기준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김국일 중수본 총괄반장은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오는 9월까지 의료인력 수급추계 및 조정시스템 구축방안을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다. 2028년까지 10조원+α 집중 지원방안을 건강보험 수가체계 혁신의 큰 틀 아래 원칙을 가지고 구체화하고 단순 수가 인상 차원이 아닌 지불제도 개혁, 비급여·실손보험 개혁을 포함한 종합적 개혁과 연계한 투자전략이 마련될 전망이다.

문제는 전문가위원으로 내정된 의협과 대전협 관계자들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의대교수 단체와 대한의학회 관계자 등 범의료계인이 참여하는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구성해 개별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의협 관계자는 “22일 첫 회의를 통해 전국 병·의원 휴진현황 및 계획을 취합해 전국 의사 휴진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전협은 의협 회의체에 참여도 거부하고 있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협 등이)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했다”고 적었다.

정부는 사회적협의체에서 논의를 이어가자며 의료계를 향해 손내밀었다.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젠 대화와 개혁의 시간”이라며 “국민이 바라고 의료계가 기대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의료의 새 틀 짜기에 의료계의 조속한 동참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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