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연돈볼카츠` 논란 확산…가맹점주들 국회 찾아 성토대회

이유림 기자I 2024.06.20 17:30:49

20일 '프랜차이즈 업계 구조적 문제' 간담회
가맹점당 영업이익률 10년 전보다 감소세
본사의 약탈적 수익추구·무분별한 출점 비판
22대 국회서 '가맹사업법 개정안' 재추진될까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점주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인 가맹계약 해지를 당했습니다. 퇴직금으로 차린 매장이었는데…”

20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최로 열린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 개선방안 모색’ 간담회는 가맹본사를 향한 가맹점주들의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소속 회원들은 가맹사업 분야의 불공정 거래 행위와 갑질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불만은 최근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와 가맹사업 브랜드 ‘연돈볼카츠’ 점주들 간 갈등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간담회 발제를 맡은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은 “가맹점주들은 일정한 자본에 자신의 노동력까지 쏟아부어도 최저임금조차 벌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프렌차이즈 산업의 성장에도 악화된 가맹점주의 경영 여건은 본사와 점주 간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가맹점주들의 실질 영업이익은 2013년 연간 2000만원에서 2022년 1990만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2013년 가맹점당 영업이익률은 8%였지만 2022년에는 6.6%에 그쳤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사업 분쟁의 근본 원인으로 △힘의 불균형 △가맹본사의 약탈적 수익추구 행위 △가맹본사의 무분별한 출점전략 등을 지목했다.

이들은 가맹본사가 판매가격·공급가격·계약갱신·운영정책 등 각종 가격 결정권과 통제 수단을 갖고 있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관계의 토대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가맹본사가 식용유·파우더·냅킨·일회용품 등 일반 공산품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제조자 개발생산) 업체를 통해 라벨 갈이를 하거나 로고 인쇄 등의 방법을 통해 필수구입 물품으로 지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봤다. 가맹본사가 무분별한 출점을 지속할수록 가맹점의 매출이 하락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가맹점 평균매출 감소는 가맹점 출점이 포화상태에 놓였음을 방증하는데 대다수 가맹본사는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지속적인 수익 추구에만 함몰돼 있다는 것이다.

최규호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도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본사와의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과 수익률, 원가율을 허위광고해 가맹점을 모집했다”며 “점주들은 가맹점주협의회를 결성해 목소리를 모으며 어떻게든 연돈볼카츠 활성화를 위해 계속 노력했으나, 본사가 별다른 대책 없이 최소한의 손해배상조차 거부했다”고 말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7명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예고했다. 반면 더본코리아 측은 “일부 점주들이 제기한 요구사항을 법적으로 검토해 봤지만 정당한 요구가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사측이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해서 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진정호 전국BHC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본사의 과도한 영업시간 구속을 문제 삼으며 “왜 저희는 낮 12시에 가게를 오픈해야 하고 밤 12시 이후에 문을 닫아야 하나. 왜 우리는 한 달에 2번만 쉬도록 휴무가 강제되어 있나”라며 “저희는 아파도 안되고 친구도 만날 수 없다. 친척들 경조사도 챙길 수 없다. 암이 생겨 투병하는 등 건강이 나빠진 점주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본사·점주 간 관계 재정립의 일환으로 22대 국회에서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재추진되길 기대했다. 이 법안은 가맹점주사업자단체 등록제를 도입하고 가맹본사에 협상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민주당은 지난 12일 ‘10대 당론 추진 법안’ 중 하나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