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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 친일 물타기” vs “청와대·여당이 먼저”

신민준 기자I 2019.07.29 14:09:45

지난 25일 나경원 원내대표 "친일파 후손 민주당에 더 많다"
강훈식·성일종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 원내대표 발언 놓고 설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사진=강훈식, 성일종 의원실)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이른바 ‘더불어민주당 친일파 후손’ 발언을 놓고 여야 의원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나경원 대표는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일파 후손들은 민주당에 더 많다. 우리 자유한국당에 친일파 후손이라고 불릴 만한 분이 없다”며 “10대 1 정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게 따지면 친일파 후손이 국가를 상대로 한 재산 환수 소송 변호사도 맡았다. 아마 우리 쪽에 어느 의원이 그랬으면 지금 그분은 친일파로 매장돼 국회의원 출마도 못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민주당 친일파 후손 발언을 놓고 언쟁을 벌였다.

강훈식 의원은 “왜 자꾸 자기 스스로들이 친일 프레임을 만들어가는지 저는 잘 이해가 안 간다. 제가 볼 때 (민주당 의원의 친일파 후손 여부는) 나경원 의원이 밝히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친일 아니다. 친일·반일로 가르지 마라. 우리는 친일 정당 아니다’라고 계속하다가 안되니까 ‘민주당이 더 많더라. 또 대통령도 친일이다’ 이렇게 범국민 친일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라며 “‘전부 다 우리 친일이지 않느냐’라고 하는 것 정도가 아니면 구체적으로 (누가 친일인지 나 원내대표가) 밝히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성일종 의원은 먼저 친일 프레임을 씌워 시비를 건 것은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었다고 맞받아쳤다. 성 의원은 “(한국당에서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핵심 당직을 지내신 분도 있다. 옛날에도 있고 이 정부에 들어와서 한 분이 있지 않느냐”며“ 조국 전 민정수석이 나와서 협조를 받을 야당한테 (친일프레임을) 몰아갔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인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 야당한테 손을 내밀고 어찌 같이 힘을 합쳐서 이 국가적인 어려움을 함께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를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 여러분께서 다 아시다시피 조국 전 수석과 이해찬 대표가 나서서 ‘죽창 가지고 싸우자 또는 쫄지 말자’ 등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했다”며 “국민이 권력을 위임한 집권 세력이 국가에 해가 될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을 선도한 것에 대한 책을 분명히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소송을 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지태씨 관련 소송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성 의원은 “친일파 후손인 김씨는 동양척식주식회사 퇴사를 하면서 2만평의 부지를 받아서 나갔다”며 “이것이 4·19 학생 의거 때 문제가 제기돼서 국가가 환수를 시도했다. (김씨 측에서 제기한) 상속세 취소 소송을 문 대통령께서 맡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돈을 받아와 후손들이 먹고살면서 불렸었던 재산의 상속세에 대한 청구 소송을 대통령께서 맡은 것에 대해 원내 대표가 이야기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건 재산 환수 소송이 아니라 유족의 상속세 부과 취소 소송이었다. 그리고 김지태라고 방금 실명이 거론된 그분의 경우는 부정 축재자로 군사 독재 때 몰려 부일장학회를 빼앗겼던 사람”이라며 “그래서 유족이 ‘상속세를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소송을 했는지도 저희가 확인해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친일파라는 점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김씨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표한 1006명의 반민족 친일 행위자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분”이라며 “김씨가 동양척식회사에서 친일 행위로 돈을 벌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이 이 소송을 대리했다는 팩트 체크도 해야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모든 것이 다 맞아야 팩트”라며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친일을 했다’는 식의 논리는 아주 과도한 논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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