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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않은 산업계 부진]⑤불황에도 제주만 웃었다

경계영 기자I 2016.02.29 14:36:47

서비스·제조업 '나홀로' 증가
관광 중심으로 설비·건설투자↑

360도 항공뷰로 찍은 제주도 천지연폭포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먹고 살기 어렵다고 앓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도는 불황을 모른다.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 등 외국인도 즐겨 찾는 관광지로 떠오르면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도 제주권은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생산이 지난해 4분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에서는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고 서비스업에서는 ‘소폭 증가’한 충청권보다 그 폭이 더 컸다.

‘나 홀로 증가세’의 힘은 관광 업종에 있었다. 숙박업과 도소매업, 전세버스·렌터카업 매출액이 골고루 늘었다. 모두 관광 관련 업종이다. 지난달 23~25일 폭설로 교통편이 마비되면서 증가 폭이 제한된 점을 고려해도 고무적인 결과다.

한은에 따르면 수학여행 예약률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2013년 수준의 90%까지 회복됐다.

설비·건설 투자 역시 관광산업 위주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렌터카업체는 지난해 9월 말 88개 업체에서 지난해 12월 말 93개 업체로 늘었다. 신규 업체가 뛰어들 뿐 아니라 기존 업체도 차량을 추가로 구입하며 총 렌터카 수는 같은 기간 2만5411대에서 2만6338대로 확대됐다.

건설투자에서 공공부문은 다소 부진했지만 연립주택 등 소규모 공동주택을 건설이 증가 추세에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제주외항 3단계 개발사업 등이 착공될 예정이다.

제조업에서는 먹는샘물과 함께 감귤 농축액, 초콜릿 가공품 등의 매출액이 늘고 있다.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활용한 화장품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제주원료를 사용해 다른 권역에서 화장품을 만든다면 유씨엘, 콧데, 내추럴솔루션 등 자체 업체가 제주도에서 생산까지 맡는다.

이 덕분에 지난해 제주지역 내 화장품 제조업체의 매출액은 3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 142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3년 새 2.8배 성장한 셈이다. 제주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출하는 비중은 1년 새 0.5%에서 6.1%로 커졌다.

관광산업 성장세에 힘입어 제주권 제조업체 역시 호조세를 전망했다. 제조업체 2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만이 매출액이 0~5%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을 뿐, 다른 업체 모두 증가를 점쳤다. 한은은 “향후에도 제주권 경기는 건설과 관광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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