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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상사 결국 고려아연 품으로…영풍과 거래는 일단 지속(종합)

김성진 기자I 2024.06.20 15:16:20

20일 임시주총 열고 사내이사 4인 선임
영풍 측 장세환 류해평 대표 사임 표해
총 9명 이사회 중 8명이 고려아연 인사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고려아연이 그룹 내 핵심 종합상사 서린상사의 이사회 장악에 성공했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에 사내이사 4명을 추가 선임해 총 이사회 인원 9명 중 8명이 고려아연 측 인물로 채워졌다. 제품과 원자재 수출입을 담당하던 서린상사 경영권을 잃은 영풍이 자체적으로 무역업무를 전개해나갈지 관심이다.

서린상사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이사, 이수환 고려아연 본부장 등 4인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임기가 만료한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 내 고려아연 측 인물은 기존 4명에 더해 총 8명으로 늘어났다.

영풍 측 이사회 내 인물은 당초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 류해평 서린상사 대표 등 총 3명이었지만 장세환 대표와 류해평 대표가 주총 전 사임을 표하며 이사회 내 영풍 인사로는 장 고문 홀로 남게 됐다. 서린상사는 애초 영풍 측의 장세환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장 대표이사가 임시주총 개최 직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린상사 경영권을 둘러싼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은 올 초부터 불거졌다. 당초 고려아연과 영풍은 서린상사를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두고 지난해부터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 3월 고려아연 주총을 기점으로 양측 갈등이 격화하자,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신규 사내이사 4인을 선임하는 방안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서린상사 경영권을 잃은 영풍이 자체적으로 상사업체를 만들어 무역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영풍은 아직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영풍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서린상사를 통해 무역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린상사는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비철금속의 해외 수출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난 1984년 설립한 기업이다. 그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호주 자회사 썬메탈, 영풍 석포제련소가 생산하는 각종 비철금속의 수출·판매 및 물류 업무를 전담해 왔다. 고려아연과 최씨 일가가 보유한 서린상사 지분은 66.7%다.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영풍·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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