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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시티 기억 못했다”는 오 시장에…서윤기 의원 “사실 앞에 겸손하라”

김기덕 기자I 2021.09.02 12:05:08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
오 시장 “수백개사업 어떻게 다 기억하냐”
방역책임론 돌출발언한 김도식 부시장 사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2회 임시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윤기 서울시의원의 시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2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날 경찰의 서울시청 압수수색과 관련한 과거 파이시티 사업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이날 첫 서울시정 질문자로 나선 서윤기 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소속)은 “과거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8년 8월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파이시티 사업 관련 오피스텔 인허가를 허가했는데 어떻게 전혀 기억을 못할 수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 서울시 도시교통실과 도시계획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오 시장이 후보 시절에 한 방송사 토론회에 참석해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파이시티)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시민단체의 고발이 접수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당시 사업이 좌초된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해당 사업을 들여봤을 수도 있지만 토론회 당시에는 (재임기간 동안 행정절차가 이뤄진 것에 대해)기억이 안 났으며 이후 일부 기억이 난다고 답변했다”면서 “경찰이 사전에 시에 사실 조회만 해도 되는 사항인데 굳이 압수수색을 한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억울해했다.

서 의원은 “수조원대 규모의 파이시티 사업은 온갖 비리로 당시 MB정권 시절 최측근을 비롯해 본인의 최측근도 실형을 살았었는데 기억을 못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기억 앞에 겸손하라는 말을 하셨는데 사실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파이이티 사업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터에 지하 6층·지상 35층의 물류시설과 오피스·쇼핑몰 등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2조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2012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애초 화물터미널인 부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면서 정관계에 각종 로비를 한 것이 드러났다. 결국 이 사업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중단됐다.

당시 이명박 정권의 실세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인허가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오 시장의 최측근이지 현 서울시 민생특보로 자리를 옮긴 강철원 특보도 인허가 청탁을 받은 대가로 2012년 당시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이날에는 방역책임을 놓고 돌출발언을 했던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지난 7월 김 부시장은 “내로남불과 국민 편가르기 말고, 백신 확보에 전념하라”며 정부 방역대책을 강력 비판하는 등 ‘방역책임론 편가르기’ 발언으로 큰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서 의원은 “정무부시장 역할은 시의회나 정부, 국회에서 서울시 입장을 전달하고 정무적인 판단을 하는 자리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려면 나가서 정치를 하거나 캠프로 돌아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부시장은 “2인 3각으로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적절한 발언도 아니고 시의상으로도 적절하지 않았다”며 “표현의 수위나 언행이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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