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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을지라도 국가가 통제하던 경제 근간을 바꾸겠다는 국민과 한 약속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플랜B(대안)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연간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12월 211%대로 거의 정점에 달했다며 “2년 안에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종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게 감정에 흔들릴 만한 사치를 부릴 여유는 없다”며 “4700만명의 국민이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연간 15000%대 초인플레이션 도래를 경고하며, 강력한 경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자유 시장경제 이념에 입각한 규제 철폐와 공기업 민영화, 보조금 삭감 등 일련의 정책을 공격적으로 내놓았다.
밀레이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먼저 매각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먼저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오랫동안 각 산업 분야를 옥죄어 온 각종 규정을 없애기 위해 366개 조항이 포함된 ‘메가 대통령령’과 664개 조항이 포함된 옴니버스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식료품 가격 통제 폐지, 아파트 임대 제한 철회, 이혼 소송 간소화 등이 대표적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것은 우리가 제안하는 개혁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정통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으로서 전임자들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밀레이 정부의 강력한 개혁 의지에도 여소야대 등 추진 동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밀레이 대통령의 소속 정당은 상원 의석의 10%, 하원 의석의 15%만 차지하고 있다.
특히 1940년대부터 80여년간 아르헨티나를 집권한 민족주의 세력인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이념) 정당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강력한 노조는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며 밀레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형성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자단체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과 아르헨티나자치노동자연맹(CTA-A),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CTA-T) 등 3개 단체는 지난 24일 정오부터 12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2019년 5월 이후 5년 만에 조직된 전국 규모의 대규모 파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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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우리 안건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내년 예비선거(PASO)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협조하지 않는 의원들을 자유 사회와 진보의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교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전임 좌파 계열 대통령들이 러시아, 중국, 베네수엘라 등 미국의 라이벌 편에 섰다고 주장하며 “아르헨티나는 서방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포클랜드(아르헨티나 명 말비나스) 제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으로 다소 껄끄러운 사이인 영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어른스럽게 대처할 것”이라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전임 정부와의 외교정책 기조 차이’를 이유로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 초청을 거절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재확인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공산주의자들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정학적 고려와 교역 문제는 분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통상 분야에서는 현재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