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외친 美 교수의 '한 가지 부탁'

박지혜 기자I 2024.06.12 11:02:3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국 출생률이 0.78명(2022년 기준)이라는 말을 듣고 머리를 부여잡으며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외친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법대 명예교수가 “제가 무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방송한 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에서 한국의 출산율을 들은 조앤 윌리엄스 교수 (사진=EBS 방송 캡처)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11일 EBS가 공개한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 ‘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예고편에서 이같이 말하며 “보통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면서 미소 지었다.

그는 꼭 전하고 싶었던 한마디가 있다고 했다.

“한 가지 부탁이 있다”고 운을 뗀 윌리엄스 교수는 “이 말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이 낳기를 강요해선 안 된다. 한국의 청년들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 교수는 최근 EBS가 기획한 20대 미혼자, 육아휴직을 사용해 본 직장인, 워킹맘 등 한국 청년들과 초저출생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노동법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한국 여성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다는 점을 꼽으며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여성 직원은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스 교수는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요구하는 한국의 ‘이상적인 근로자상’에 대해 “남성이 가장이고 여성은 주부인 1950년대에 맞게 설계된 모델”이라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한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집안일은 8배, 자녀 돌봄은 6배 더 많이 하고 있으며, 남성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대가로 자녀를 돌보며 느낄 수 있는 기쁨을 포기한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초저출생 문제에 대한 윌리엄스 교수의 진단과 처방은 오는 20일 밤 EBS 1TV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