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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모바일서 발빼길 잘했어"..소프트뱅크 투자자들 `안도`

김유성 기자I 2014.08.07 10:19:43

T모바일 인수에 따른 막대한 채무 부담 덜게 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휴~”

일본 소프트뱅크가 T모바일 인수에 실패하자 채권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뱅크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T모바일 인수에 따른 막대한 채무 부담을 덜게 됐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9개월간 미국 4위 통신사 T모바일 인수에 공을 들였다. 3위 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에 이은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스프린트에 이어 T모바일까지 손에 넣어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존과 2위 AT&T에 맞서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 규제당국의 불허 방침과 T모바일 측의 거부로 손 회장의 야심은 무산됐다.

이에 환호한 사람들이 소프트뱅크 회사채 투자자들이다. 7일 소프트뱅크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25bp(0.25%포인트) 하락했다. 전날 가산금리는 160bp였다. T모바일 인수 시도가 알려졌던 1월 27일에는 227bp까지 올랐다.

투자자들은 소프트뱅크의 채무 부담이 이미 과중한 상태라고 우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스프린트를 인수하면서 220억달러(약 23조원)를 썼다. 4위 T모바일을 인수하려면 추가로 320억달러가 필요하던 터였다.

소프트뱅크는 매출 채권을 조기 매각하는 등 자금 마련에 나섰다. 매출 채권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약정 가입할 때 발생한다. 통신사가 선불로 스마트폰 기기 등을 제공한 대신 약정 기간 동안 받는 요금과 기기값을 채권화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소프트뱅크가 T모바일을 인수하면 750억달러 규모의 채무 부담을 더 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신용등급은 투자 부적격 단계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소프트뱅크의 총 채무는 올해 3월 기준 9조1700억엔(약 92조7000억원)에 달한다. 2년전 2조1400억엔에서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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