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韓대사관 尹보도 항의에 "간섭 용납할수 없어"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관영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멈추라는 주중 한국대사관의 항의에 대해 “다른 나라 언론에 대한 난폭한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사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멈추라는 주중 한국대사관의 항의와 관련해 사설을 통해 “외교기관이 격앙된 감정과 선을 넘는 언사를 해선 안 된다”며 “다른 나라 언론의 독자적인 보도에 난폭하게 간섭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항의서한의 주장과 본지에 대한 지적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두 매체는 지난달 윤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주중 한국대사관은 지난 4일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의 윤 대통령 관련 기사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5일 밝혔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외교가 중국보다는 미국 쪽으로 기울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 등 일부 한국의 공개적인 언행이 양국관계를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글로벌타임스 역시 같은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한국 정부는 출범 이후 미국·일본 등의 지역 안정 훼손에 영합했다”며 “대만 문제 등 중국의 주권이 걸린 중대 의제에서 여러 차례 잘못된 발언을 하며 내정 간섭을 한 데 이어 중국 언론에까지 화력을 겨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가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한중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미국과 일본 앞에서 국격을 잃는 무시 못할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동북아 정세의 불균형을 자극·유발·가중하거나 심지어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한국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환구시보는 또 “솔직히 말해 한국 외교 당국이 과연 국제정치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는지, 한·중 관계의 건전하고 성숙한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주중 한국대사관의) 항의가 아니라 좀 더 설득력 있는 입증과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