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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가가 왜 이래…뉴욕거래소 '전산오류'에 서학개미 '미수금 폭탄'

최정희 기자I 2024.06.08 17:43:16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 서학개미에서 피해 발생
키움증권은 피해액 보상, 미래에셋은 주문 방식 개선 검토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산 오류로 버크셔해서웨이A 등의 주가가 본래 가격보다 99% 낮게 표시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 피해를 본 국내 투자자가 나왔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은 피해액은 보상하거나 주문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일련의 사건은 이렇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산 오류로 인해 3일(현지시간) 오전 9시 50분께 버크셔해서웨이A, 뉴스케일파워 등의 종목 주가가 본래 가격보다 99% 낮게 표시됐다. 예컨대 버크셔해서웨이A 주가는 전장보다 99.97% 폭락한 185.10달러로 시세가 표시됐다.

이런 가격 오류를 보고 뉴욕증권거래소는 거래를 즉각 중단했다. 이후 2시간 뒤인 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45분께 거래가 정상적으로 재개됐다.

문제는 뉴욕거래소가 오류 표시 정정을 위해 거래를 중단한 시간 동안 들어온 주문을 쌓아뒀다가 거래가 재개된 후 정상가격으로 체결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전산 오류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가격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낮은 가격에 매수를 신청했으나 정작 10배 넘은 가격에 주식 매수가 체결된 것이다. 증권사 계좌에 이 정도 상당의 예수금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게 됐다. 예수금이 있더라도 의도하지 않은 거래를 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전산 오류가 복구됐지만 주가가 10% 넘게 빠진 뉴스케일파워의 주주 피해는 더 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뉴욕거래소의 전산 오류로 미수금 폭탄 및 손실 등을 본 국내 투자자는 약 60여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국내 증권업계는 자발적 보상과 제도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뉴욕거래소와 협의해 피해액을 사전 보전키로 했다. 피해 원인이 뉴욕거래소에 있는 만큼 국내 증권사의 배상 책임은 없지만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제도 검토에 나선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시장가로 주문을 내면 제한 없이 현지 시장가 그대로 뉴욕거래소에 전달해 매매 거래를 체결하는 데 이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인해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여타 증권사들은 시장가 주문을 내더라도 현재가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 안에서만 거래가 체결되도록 주문을 변경해 전달하거나 시장가 주문을 막아뒀다. 그로 인해 이번 전산오류에도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양 증권사에서 발생한 피해 금액은 약 수 억원씩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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