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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기혼여성 고용률, 원상 회복하려면 21년 걸려”

김상윤 기자I 2021.07.13 07:21:29

미혼여성과 기혼여성 고용률 격차 14.0%p
아이 있으면 취업유지율 29.8%p 하락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기혼여성 고용률이 결혼 이후 크게 하락했다가 회복하려면 무려 21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3일 발간한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은 결혼 당시 고용률이 68.1%에 달했지만 결혼 1년 차에는 56.2%로 하락했고, 결혼 5년 차에는 최저치인 40.5%까지 떨어졌다.

결혼 6년차 이후에는 조금씩 상승하지만 결혼 당시 고용률을 회복하기까지는 2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 연차에 따른 기혼 남성과 기혼 여성의 고용률 추이(%)
미혼과 기혼 여성 간 고용률 격차는 여전히 컸다.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며 2009년 48.8%에서 2019년 57.6%까지 상승했지만, 미혼여성의 고용률은 같은 기간 73.2%에서 71.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혼과 기혼 여성 간 고용률 격차는 14.0% 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은 2019년 기준 기혼 남성 고용률이 92.3%로 미혼 남성 69.7%보다 높아 여성과 반대였다.

미혼과 기혼 여성의 고용률 격차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고졸 이하 학력의 미혼과 기혼 여성 고용률은 각각 59.9%, 56.9%로, 격차가 3.0% 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초대졸 이상의 미혼 여성(74.4%)과 기혼 여성(58.4%)의 고용률 격차는 15.9%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출산은 경제활동 참여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직장에 다니는 여성은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 유지율이 29.8%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4명 있는 경우 직장 여성의 취업 유지율은 38.4% 포인트 하락했다.

미취업 여성의 취업확률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도 출산이었다.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확률은 7.2% 포인트 감소했다. 두 자녀와 세 자녀가 있을 경우도 취업확률은 각각 17.6% 포인트, 16.5% 포인트 줄었다.

반면 남성은 자녀가 있으면 오히려 취업확률이 증가했다. 결혼 당시 미취업 남성의 경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확률은 24.2% 포인트 늘었다.

한경연은 출산에 따른 여성의 육아 부담이 경제활동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연근무제 도입을 확대하고,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세대 간 공동거주로 직장 여성의 육아 부담을 완화하고, 노인 빈곤율을 완화할 방안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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