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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고수온에 양식장 불청객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온다[파도타기]

권효중 기자I 2024.05.25 09:00:00

국립수산과학원, 지난 22~23일 산소부족 물 덩어리 관측
바닷물 순환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용존산소 적어져
고수온에 더 빨리 나타났다, 늦게 사라지기까지
어패류 호흡 곤란·폐사 유발도…"더 정확한 예측 중요"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물 속에 녹아 수중 생물들의 호흡에 이용되는 산소. 무더위로 인해 바닷물이 잘 순환하지 못하면 저층부의 물은 산소가 부족해져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산소부족 물 덩어리에 대한 우려는 기후변화와 함께 커지고 있는 추세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수산과학조사선’ (사진=수과원)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지난 22~23일 이뤄진 현장조사에서 올해 첫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남해안 진해만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가 3mg/L 이하인 물덩어리로 어·패류의 호흡 활동을 방해한다. 올해 첫 발견된 산소부족 물 덩어리의 용존산소 농도는 1.55~2.83mg/L였고, 진해만 해역 아랫부분(저층)에서 관측됐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생기는 이유는 여름철 높은 온도 때문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표층 수온이 올라가면, 표층의 물과 저층 물이 잘 섞이지 않는다. 이렇게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표층에서 저층으로 향하는 산소 공급이 막히고, 저층 퇴적물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저층의 용존산소를 소모하면서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남해 연안의 경우 매년 5월 말~6월 초 발생이 시작된다. 이후 8월 말~10월 초 소멸한다. 지난해 첫 생성은 5월 24일이었는데,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게 됐다. 수온이 올라갈수록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표층 바다까지 늘어나고, 발생 범위도 주변 해역으로 더욱 넓어진다.

특히 수과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산소부족 물 덩어리 발생 시기가 이전보다 빨라지고, 지속 기간도 평균 10일 정도 길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오래 가는 만큼 산소부족 물 덩어리의 영향도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전년 대비 빨리 발생한 가운데, 11월이 되어서야 완전 소멸이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양식생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원인이다. 용존산소가 적어지면 어류는 물론, 홍합과 굴 등 패류 양식장에서도 폐사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6월 초부터는 농업의 ‘씨 뿌리기’에 해당하는 홍합과 굴 채묘 시기와 겹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또 바닷속에 줄(로프)을 늘어뜨려 패류와 멍게 등을 키우는 수하식 양식장의 경우 깊어질수록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면층에 두도록 하는 예방법이 필요하다.

수과원은 수산과학조사선을 통해 해마다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예측의 정확성을 더욱 끌어올려 어업인들이 피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조기 감지 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 여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더위와 높은 강수량이 전망되고 있어 남해 연안의 산소부족 물덩어리도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어업인들의 피해 대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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