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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의약품 글로벌도약]①올해 美·유럽 승인만 10종 이상 "글로벌 도약"

강경훈 기자I 2018.02.13 04:00:00

올해 美FDA 승인 2003~2017년간 건수 맞먹어
'승인에 의의'에서 '팔릴 약'으로 체질 개선
셀트리온·GC녹십자·대웅제약 선봉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전경.(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동아에스티(170900)는 최근 미국 신경과학기반 천연물의약품 개발업체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이하 뉴로보)에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개발 코드 DA-9801) 및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DA-9803)을 잇달아 기술수출키로 계약했다. 이번 두건의 계약을 통해 동아에스티는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등 총 1억8300만달러(약 1956억원)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뉴로보 지분 29%도 확보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DA-9801은 미국에서 임상2상을 마치고 임상3상을 준비 중이며 DA-9803은 동물실험을 마치고 미국 현지에서 임상시험 신청을 준비 중”이라며 “이번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추가적인 개발과 임상은 뉴로보가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하 제약기업)들이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을 적극 노크하고 있다. 통상 50∼60년 업력을 가진 국내 제약기업들은 그동안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복제약)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에서 활동하며 한계를 경험했다. 이후 신약 확보와 해외 진출 필요성을 느낀 이들 기업은 과감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체질을 개선, 올해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송도의 셀트리온 전경.(사진=이데일리DB)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약품은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IVIG-SN’을 비롯해 셀트리온의 유방암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 ‘허쥬마’ 등 10개 이상이다. 허쥬마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 올 하반기에는 미국에서 각각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쥬마와 같은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를 올 상반기 중 유럽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올 하반기 중에는 미국에서도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GC녹십자가 개발한 면역글로불린 ‘IVIG-SN’은 연내 미국에서 허가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지난해 캐나다에 100만ℓ 규모의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했다”며 “IVIG-SN이 FDA 허가를 받으면 이곳에서 북미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 면역글로불린제제 ‘IVIG-SN’. GC녹십자는 지난해 캐나다에 IVIG-SN 등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했다.(사진=GC녹십자 제공)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 치료제에 대한 미국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약은 기면증·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질환 치료제로 이 분야 1위 기업인 미국 재즈에 기술수출한 후 지난해 6월 임상시험을 마친 상황이다. 이 밖에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보톡스)인 ‘나보타’를 연내 미국시장에 안착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제약기업들의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역사는 20년이 채 안된다. 미국 진출의 경우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FDA 승인을 받으면서 시작했다. 이후 10년 동안 공백을 거친 후 2013년 한미약품이 항궤양제 ‘에소메졸’, 2014년 동아ST가 항생제 ‘시벡스트로’가 잇달아 FDA 승인을 얻으면서 미국 진출을 재개했다. 2016년에는 셀트리온과 SK케미칼, 대웅제약이 각각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 항생제 ‘메로페넴’을 승인 받는 등 성과가 두드러진 한해였다.

지난해에는 휴온스가 생리식염주사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를 승인 받으면서 현재까지 FDA 승인이 된 국산 약은 총 9개다. 유럽은 셀트리온이 2013년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처음 진출한 이래 신풍제약이 말라리아 치료제, 동아에스티와 SK케미칼이 각각 ‘시벡스트로’와 ‘앱스틸라’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2016년과 지난해 각각 바이오시밀러 제품 두개씩을 승인 받으면서 가장 많은 약을 유럽에 진출시켰다.

갈원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최근 몇년 새 신약 등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의약품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올해 본격적으로 실현해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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