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진 ‘원료 확보 경쟁’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인 미국 테슬라는 호주 흑연 개발업체인 마그니스 에너지와 2025년부터 최소 3년간 흑연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글로벌 완성차들 간 배터리 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위해선 핵심광물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GM은 지난달 캐나다 광산 업체 리튬아메리카스에 6억50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6월 호주 광산 업체 라이언타운과 계약하고 내년부터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완성차 생산량 세계 1위 업체인 도요타 역시 마찬가지다. 도요타통상은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현에 전기차용 리튬 제조 공장을 준공했다. 더 나아가 아르헨티나 염호로부터 정제한 탄산리튬을 수입해 수산화리튬으로 가공, 도요타자동차에 연간 1만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할 계획이다.
|
포스코홀딩스도 최근 호주 광물탐사·개발업체인 진달리리소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리튬광산과 염수리튬을 통해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2018년 호주 광산업체 필바라미네랄스과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그해 갤럭시리소스로부터 아르헨티나 살타에 위치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2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공장을 착공했고 필바라미네랄스와도 합작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설립해 올해 말 연산 4만3000t 규모의 광양 리튬공장이 완공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제철 공장의 부산물 콜타르를 활용해 자회사인 포스코MC머티리얼즈가 인조흑연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8000t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을 완공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2단계 준공이 완료되면 연간 1만8000t 규모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SK온은 지난해 10월 호주 자원개발업체 레이크리소스의 지분 10%를 확보하고 친환경 고순도 리튬 총 23만t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9월에는 호주의 글로벌 리튬과도 리튬 정광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호주 시라와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고 최근에는 미국 우르빅스와도 음극재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 간 합종연횡도 잇따라
원재료 공급망 확대를 위한 국내 기업 간 합종연횡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포스코케미칼은 삼성SDI와 2032년까지 10년간 40조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삼성SDI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전량을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급망 이슈가 부각하면서 배터리 업체뿐만 아니라 완성차 역시 원자재 확보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과 원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다양한 공급망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