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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세계로]②'인도, 중동' 영토 확장 K-뷰티..韓대표 산업 성장

염지현 기자I 2016.04.19 06:00:00

아모레·LG생건 대기업..중화권 안주 않고 "세계로, 세계로"
잇츠스킨, 코스맥스 등 강소社, 100조 할랄 시장 등 진출
생활용품, 화장품 산업 차세대 먹거리..아모레 등 투자↑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전통적인 내수업종이던 ‘화장품’ 산업이 수출을 견인하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류 열풍과 ‘쿠션 화장품’ 같은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넘어 이슬람 시장, 미국 등 선진 시장까지 ‘코리안(K)-뷰티’를 찾는 분위기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9억2948억달러(약 3조8405억원)로 2014년 19억1842만달러(약 2조2001억원)보다 52.7% 성장했다. 화장품 업계의 무역흑자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억달러를 돌파할 정도다. 재작년 2억2547만 달러로 첫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1년 만에 440% 가까이 급증한 것.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메이크업 디자인학과 교수는 “국내 화장품 기업이 지난 90년대부터 끊임없이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연구개발에 힘쓴 결과 K-팝, K-드라마에 못지 않은 대표적인 수출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로레알 등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들이 벤치마킹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여길 정도로 제2의 한류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LG생건 대기업..중화권 안주 않고 “세계로, 세계로”

눈여겨볼 것은 유커를 필두로 중국에 한정됐던 K-뷰티 열풍이 인도, 중동 등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순조롭게 안착한 아모레퍼시픽은 새 시장 개척을 통해 향후 4년 내 해외사업 비중을 50%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 매출액은 1조2573억원으로, 전체 매출 4조7666억원 가운데 26.4%를 차지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은 “새롭게 열리는 유라시아 시대를 맞이해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유럽으로 이어지는 길을 연결하는 꿈을 꾸고 도전해야 한다“면서 ”아시안 뷰티(Asian Beauty)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는 미국과 캐나다, 중남미 등 아메리카 대륙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화권 등 기존에 진출한 시장 외에도 영국, 캐나다, 호주, 러시아, 중동 등 올해 최소 20개국에 진출해 K-뷰티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은 미국 시장을 비롯해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아르메니아 5개국에 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자연주의 브랜드 빌리프는 지난해 3월 세계 최대 규모 코스메틱 편집샵인 세포라의 미국 뉴욕과 보스턴, LA,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동서부 주요도시 약 85개 매장에 입점했다.

◇잇츠스킨, 코스맥스 등 강소 기업도 100조 할랄, 인도 시장 나서

특히 신시장 개척에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강소 기업이 선두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달팽이 크림’으로 유명한 한불화장품의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은 인도 4대 FMCG(일용소비재) 유통 그룹인 다부르 인디아(Dabur India)그룹과 손잡고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잇츠스킨은 뉴유(NewU)에 입점하는 최초의 한국 브랜드 제품으로 먼저 델리(Delhi) 시내 10개의 뉴우 점포에 입점을 하고, 연말까지 NCR(델리를 중심으로 한 인도연방 수도권지역)에 20개까지 확장 입점할 예정이다.

인도 다부르사 유통체인 뉴우 매장 사진(사진=잇츠스킨)
화장품 OEM 업체 코스맥스는 할랄 인증을 취득하며 100조원 규모의 할랄 화장품 시장에도 첫 발을 들여놨다. 코스맥스 자회사 코스맥스인도네시아는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다. 코스맥스 측은 “2050년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무슬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정도로 할랄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할랄 시장에서도 K-뷰티의 영향력이 점차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K-뷰티 영토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토니모리’는 오는 4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15개국에 있는 825개 세포라 전 매장에 입점한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는 최다 규모 입점이다. 세포라의 첫 발주량만 100만개로 금액은 763만유로, 한화 100억원에 이른다.

미샤는 중남미의 멕시코 이외에도 이미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에 진출해있다. 남미는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세계 5위권의 브라질과 10위권의 멕시코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인구가 많고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 성장 가능성은 높다. 현재까지 남미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는 무척 낮지만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면 간과할 수 없는 시장이다.

미샤 측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멕시코 화장품 시장은 2012년 기준 53억 달러 규모로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크다”며 “특히 색조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고 남성화장품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아시아계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는 낮아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제 2의 블루오션..화장품 산업 차세대 먹거리 주목

주요 아시아 국가별 화장품생활용품 인당 소비액 추이(자료=유로모니터)
K-뷰티를 선도할 다음 주자는 퍼스널케어, 즉 샴푸, 바디, 구강 등의 생활용품 시장이다. 전세계적으로 생활용품 시장의 성장세는 무섭다. 시장조사기업 SB와이어에 따르면 지난 2014년 205억달러였던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27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인도 등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새 시장의 성장률은 무궁무진하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 샴푸 시장 규모는 약 51조원으로 전년(2013년)보다 3.5% 성장했다. 같은 기간 29조원을 기록한 화장품 시장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태동기에 놓여 있어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을 필두로 하는 국내 화장품 시장은 퍼스널케어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려는 2013년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홈쇼핑 및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진생보’, ‘함빛모’, ‘흑운모’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왔다. 그에 앞선 2012년에는 일본에, 이후 2014년에는 대만에 진출하여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중국 사업 본격화를 계기로,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생활용품 비중이 높은 LG생활건강 역시 차석용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럭셔리 생활용품’의 해외 진출에 올 한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할 정도로 무게를 두고 있다.

진용미 서경대학교 미용학과 교수는 “소득이 높아지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라이프스타일을 비롯해 생활용품 산업이 발전한다”며 “앞으로 화장품 한류는 기초와 색조 화장품에 이어 생활용품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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