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버스가 빨라요” GTX-A 안 타는 시민들

박경훈 기자I 2024.04.28 10:25:31

예측 수요 한 참 밑돌아, '나들이 열차' 전락
가장 큰 원인, 수서까지밖에 못 가는 노선
영동대로 사업 늦어지며 삼성역 일러야 2028년 개통
정부, 서울시에 구상권 청구할 수도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평일 이용객 예상 수요의 35%, 주말은 62%. ‘교통혁명’이라 불리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노선 개통 한 달 성적표다. 예상 수요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자 민간사업자에 매해 수백억원의 운영수익 감소분을 보전해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

GTX-A는 순수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원칙적으로 운영 적자를 보전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GTX-A의 핵심인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삼성역) 사업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이때까지 운영수익 감소분을 보전해주기로 협약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에 구상권 청구까지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동탄 주민 “GTX 타느니 버스가 더…”

28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GTX-A 부분 개통 후 한 달 이용객(24일 기준)은 평일 하루 7629명, 주말 1만 394명이다. 사실상 광역급행철도가 출퇴근이 아닌 ‘주말 나들이’용으로 쓰이고 있다. 국토부는 당초 평일에는 하루 2만 1523명, 주말에는 1만 6788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수요는 예상치에 35%, 62%에 불과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GTX-A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기존 대중교통 수요를 흡수 못 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현재 수서까지 밖에 가지 못하는 노선이 문제로 꼽힌다. GTX-A를 타고 수서역에 내려 다시 서울 지하철 등으로 환승해 직장이 몰려 있는 강남 인근까지 가는 시간이, 광역버스(동탄) 혹은 신분당선(성남)을 타고 가는 시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탄2신도시 영천동에 거주하며 남부터미널역 인근이 직장인 권모씨는 개통 한 달 동안 GTX를 4번밖에 타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씨는 “집에서 버스 정류소까지 10분, 버스 이동 15분, 동탄역에 내려서 플랫폼까지 7분이 걸린다”면서 “시에서 역과 연계성을 높이겠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버스 배차 간격도 20분이다. 차라리 광역버스를 타고 바로 서울로 가는 게 빠르다”고 말했다.

연말 운정~서울역 개통 이후부터 보전 시작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백억원에 이르는 적자 문제도 물 위로 떠올랐다. 수익형 민자사업 GTX-A는 민자 사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최소수입보장’(MRG)이 없다. 운영적자에 대한 책임을 전부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

하지만 GTX-A는 노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삼성역이 서울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시업 지연으로 늦어지며 일러야 2028년에나 개통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사업시행자인 SG레일에 삼성역 개통 전까지 운영수익 감소분을 보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예상 보전액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금액을 매해 수백억원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영 실적에 따라서 저희와 SG레일 협의를 해야한다”면서 “운영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익 감소분 보전은 운정~서울역 민자구간이 개통하는 올 연말부터 적용한다. 재정구간인 수서~동탄은 현재 정부에서 위탁 운영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구간까지 개통하면 SG레일이 실제 사업자가 돼 경영하게 된다. 다만 연말까지 정부가 운영을 한다 해도, 올해 수요 미달 등에 따른 경영 적자 역시 결국 정부가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향후 삼성역 개통까지 들어갈 운영수익 감소분 보전을 서울시에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역이 제때 개통했으면 들어가지 않았을 ‘혈세’이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시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2공구의 시공사도 찾지 못하고 있다. 급격히 오른 공사비 때문에 서울시의 제안을 어느 건설사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국토부와 서울시는 “GTX 삼성역은 복합개발 공간 가장 아래인 지하 5층에 사업하고 있어 전체 사업과는 별개”라며 “전체 사업에 지연에 따라 개통이 늦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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