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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승원 자진사퇴 이후 불거진 의혹만도 산더미다. 특히 보좌진 성추행 의혹과 추가 음주운전 의혹은 그야말로 치명타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끝나지만 국민 청문회는 진행 중이다. 사실이라면 민주당 탈당이 아니라 의원직 사퇴까지 필요한 사안이다. 게다가 ‘김승원 블랙홀’은 추석 민심을 뒤흔들 메가톤급 악재다. 당정청은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①‘의혹투성이’ 김승원, 장관 지명은 왜 받았나?
가장 큰 의혹은 김승원 전 후보자 본인이다. 애초 음주운전과 위장전입만으로도 법무행정 수장으로서 결격 사유에 해당했다. 특히 위장전입의 경우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 역대 정부 인사청문회에서는 단골 낙마사유였다. 게다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무차별 공세로 야기된 코로나 신약 로비 의혹 등 김 후보자 장관 지명 이후 불거진 각종 의혹은 아침 TV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김 전 후보자의 거짓말도 논란이다. 보좌진의 탄원서 제출 사실을 몰랐다고 했지만 사퇴 전날 직접 만나 무마를 시도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참고로 국민의힘 중진인 김태호 의원은 2010년 이명박정부 시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가 낙마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의문이다. 누구보다 김 전 후보자 스스로가 본인의 도덕성을 가장 잘 알았을 텐데 왜 대통령의 장관 지명을 받아들였는지 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②누가 추천하고 검증했나? 靑인사검증 실패론
8.30 개각은 이재명 대통령의 승부수였다.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vs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이라는 뉴이재명과 전통적 지지층의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던 시기였다. 다만 김승원·용혜인 쌍끌이 낙마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됐다. 특히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장관·비례대표 의원 겸직이라는 기초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해 논란의 불씨를 만들었다.
김승원 후보자는 더 이상하다. 인사추천 검증의 ABC가 모두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인사 추천은 인사수석이 당정청의 여러 의견을 취합해서, 인사 검증은 민정수석이 담당하는데 추천과 검증 과정 모두 구멍이 뚫려 있었다. 게다가 인사 추천자가 막강할 경우에는 검증 과정이 소홀해질 위험성도 다분하다. 도대체 누가 추천했고 어떻게 검증했는지 언론과 야권이 김현지 부속실장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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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김승원 사수’에 올인했다. 용혜인 전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김승원 전 후보자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김생용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김민석 대표는 “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다.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로서는 정치인생 내내 박제될 수밖에 없는 명언(?)을 남긴 셈이다. 민주당은 또 청문회 다음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강행으로 민심과 정반대의 결정도 내렸다. 지나친 청와대 눈치보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아울러 청문회를 전후로 민주당의 경직된 대응도 아쉬웠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공세 자료 출처만을 문제삼아 여론전에서 완패했다.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92년 대선 당시 “우리가 남이가”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긴 초원복국집 사건의 본질보다 통일국민당 도청 관계자, 안기부X파일 사건도 불법 정치자금보다는 이를 폭로한 고 노회찬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노회찬 전 의원은 과거 “도둑을 보고 ‘도둑이야’ 소리쳤더니, 도둑은 안 잡고 소리친 사람 입만 막았다”고 허탈해했다.
④기자회견 30분 연기·강훈식 비서실장 사의표명, “청와대서 무슨 일이”
대통령의 시간은 1분 1초 단위로 움직인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사전 예고된 대로 일정이 치러져야 정상이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공식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18일 금요일 오전 10시로 공지했다. 다만 회견 당일 30분 연기했다. 애초 기자회견 시간을 17일 오전 10시로 내부 공지했다가 하루 연기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뭔가 이상하다. 청와대의 설명은 외교 일정에 따른 시간 부족과 이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메시지를 다듬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 당시 기자회견에는 △연임개헌 △공소취소 △김승원 임명 △호르무즈 파병 등 민감한 현안이 적지 않았다. 다만 KBS 단독보도로 김 전 후보자 보좌진의 성추행 및 추가 음주운전 의혹 탄원서가 청와대로 제출된 상황은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탄원서 인지 시점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이밖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갑작스러운 사의표명도 이상하다.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 못했다”는 이 대통령의 언급을 고려하면 대통령과 조율이 없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에 “역시 ‘훈식이 형’보다 ‘현지 누나’가 더 센 건가”라고 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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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는 정치적으로 특별하다. 설날 명절과 마찬가지로 민족대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전국 단위의 민심이 만들어진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호남, 충청, 강원제주 등 지방과의 민심이 광범위하게 뒤섞인다. 부모·자녀 세대는 선후배·친구간 정치적 의사 교환도 활발하다. 여야 모두 추석밥상에 본인들이 가장 유리한 이슈를 올리기를 원하는 이유다.
여야 의지와 관계없이 최대 키워드는 ‘김승원’이다. 여론은 장관직 자진사퇴만을 원하는 게 아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김 전 후보자의 탈당을 기대하고 있다. 범야권에서는 더 나아가 김 전 후보자의 의원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있다. 추석민심을 둘러싼 여야의 전쟁은 시작도 하기 전에 민주당의 완패다. 기세를 올린 국민의힘은 김승원 정국을 국정감사와 장외투쟁으로까지 확대한다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