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한덕수 복귀에 다시 ‘경제부총리’로
대통령 대행·국무총리·기재부장관 등 1인 4역
제주항공 참사부터 산불 대응, 숨가빴던 87일
野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 예정대로 처리”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 결정으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무에 복귀한 가운데, 87일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 직을 내려놓게 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한 미소를 보였다.
 |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국무위원 오찬 간담회에 최상목 부총리가 웃으며 들어오고 있다.(사진=SB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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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 오찬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확한 웃음을 선보인 이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였다. 특히 최 부총리는 이날 한 권한대행이 있는 간담회장으로 들어오면서 “아, 드디어”라고 말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약 석달 간 ‘대통령 권한대행’의 무게를 견뎌온 최 부총리에게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의 복귀를 반기는 최 부총리의 반응에서 지난 87일 간 한 권한대행을 대신해 국정을 총괄했던 최 부총리의 부담과 고심을 엿볼 수 있다.
최 대행은 지난해 12월 27일 한 권한대행이 국회로부터 탄핵돼 직무 정지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이어받았다.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국무총리, 기재부 장관 업무까지 유례없는 1인 4역을 도맡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였을 뿐만 아니라 큰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만큼 만큼 최 부총리의 권한대행 직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에 참석하며 최상목 부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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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대행 체제 사흘 만인 12월 29일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 최 대행은 사고 당일 직접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고, 10차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개최해 사고 수습·유가족·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2월에는 안성 고속도로 공사장 붕괴사고, 여수·제주·부안 일대의 어선 전복·화재 사고 등이 연달아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여아가 40대 교사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 이달 6일에는 공군 전투기의 포천 민가오폭 사고까지 터져 최 부총리는 “군 통수권자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최 부총리는 권한대행직을 내려놓기 직전까지 영남권 산불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3차 회의를 주재하고, 이날 오전에도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열었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월 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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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령탑’으로서의 역할도 해냈다. 최 부총리는 ‘거시·경제금융 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장관급 회의체를 총 104회 개최했다. 지난 2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 안정적(stable)’로 유지했다.
국정안정을 위해 매진했다는 평가를 받은 최 부총리였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최상목 체제’에서 가장 약점으로 꼽힌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이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최 부총리는 결과적으로 통화를 하지 못했고, 한국이 미국 정부에 의해 ‘민감국가’로 분류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경위 파악도 늦어지고 별다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경남 산청군 산청양수전력홍보관에 마련된 산불 현장 통합지휘본부에서 산불 진화 및 피해 상황 보고를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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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리는 향후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으로서 각종 리스크 대응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가 경제 현안인 통상이나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21일 발의한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예정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변수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 부총리가 대행 시절에 있었던 위헌·위법 행위에 대한 징계 처분은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