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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주역은 선발투수 곽빈이었다. 최고 157㎞의 빠른 공을 앞세워 6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 삼진은 무려 10개를 잡았다. 뒤이어 나온 조병현과 박영현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세 투수가 내준 안타는 겨우 2개였다.
그런데 타자들이 예상 밖의 상대에게 막혔다. 대만은 한국전 선발로 거론됐던 한화이글스 소속 왕옌청 대신 린이웨이를 내보냈다. 린이웨이는 프로 구단이 아닌 실업팀 합작금고에서 뛰는 선수다. 프로야구 신인 선발에서 어느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국가대표로 뽑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실력은 만만치 않았다. 린이웨이는 5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만 내주고 1점으로 막았다. 공은 73개를 던졌다. 내준 1점도 수비 실수로 나간 주자가 홈을 밟은 것이었다.
한국은 2회 상대 유격수의 송구 실수로 문보경이 1루에 나갔다. 이후 김주원의 안타와 조형우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박재현이 왼쪽 외야로 공을 띄웠다. 공은 잡혔지만, 그사이 3루에 있던 문보경이 홈으로 들어와 첫 점수를 올렸다. 이후 추가 득점은 없었다. 3회부터 5회까지는 단 한 명도 1루에 나가지 못했다.
무엇이 그렇게 어려웠을까. 선수들이 꼽은 이유는 독특한 투구 동작이었다. 린이웨이는 다리를 여러 차례 움직인 뒤 공을 던졌다. 타자들은 언제 공이 날아올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방망이를 휘두를 때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변화구도 까다로웠다. 박재현은 “포크볼이 굉장히 좋아서 치기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좋았고,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능력도 뛰어났다는 설명이다. 주장 노시환 역시 영상을 보며 준비했지만 “막상 경기 때 그런 것들을 마주하니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해결 방법을 보여준 선수는 김주원이었다. 린이웨이에게 한국의 유일한 안타를 쳤다. 이날 모두 3안타를 기록했다. 투수의 다리 움직임에 따라 성급하게 반응하지 않으려 했다. 대신 공을 던지는 손에 집중했다. 다리를 몇 번 움직이든 공을 던지려면 결국 글러브에서 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주원은 “조금 천천히 그때를 기다렸다가 타이밍을 잡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린이웨이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비슷하게 날아와 구별하기 어려웠다고”며 “다시 만난다면 서두르지 않고 자신이 치려는 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린이웨이가 물러난 뒤 7∼8회에 4점을 더 내 승리를 굳혔다. 류 감독은 첫 경기의 긴장감과 상대 투구 동작에 적응하지 못한 점을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주원에 대해서는 공을 치는 순간을 잘 잡았다며 타순을 앞당길 가능성도 내비쳤다.
첫 경기는 이겼지만, 낯선 투수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게다가 대만을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면 린이웨이를 다시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투수들이 매 경기 한 점도 내주지 않을 수는 없다. 처음 보는 투수를 상대로도 초반부터 점수를 내야 남은 경기를 더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승리는 기쁘지만 숙제도 분명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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