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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있는 가족 꺼내줄게” 탈북민끼리 뒷통수...1억 뜯어내

홍수현 기자I 2025.04.09 15:01:17

탈북민 이용 온라인 카페 통해 피해자 물색
탈북 중개인인 척 행세...61차례 걸쳐 범행
탈북 브로커, 관련 단체 비위 多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탈북민에게 북한에 있는 가족을 탈북시켜 주겠다고 속인 뒤 돈만 가로챈 40대가 국제 공조수사로 태국 현지에서 검거됐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태국에서 검거된 A씨(40대)를 국내로 송환해 구속송치 했다고 9일 밝혔다.

탈북민 출신인 A씨는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알게 된 피해자 B씨 등 2명에게 탈북 브로커 행세를 하며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61차례에 걸쳐 착수금, 숙박비, 병원비 등 명목으로 1억3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부터 태국에 불법체류 중인 A씨는 범행 기간 내내 태국에 머물고 있었음에도, 마치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을 오가며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탈북시킨 것처럼 속여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돈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을 중국 공안에 넘겨 북한으로 보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고령의 피해자들은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집 보증금을 빼서 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4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현지 경찰과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A씨를 지난해 12월 검거했다. 이후 인터폴, 태국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이달 2일 A씨를 국내로 송환한 뒤 공항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생활고를 겪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서 가로챈 돈을 생활비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일부 탈북 중개인들이나 탈북 관련 단체의 횡포가 도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 구출 사역이 어려워지고 희소가치가 생기는 것을 역이용해 이들이 각종 사기 행위를 벌인다는 전언이다. 특히 터무니없이 높은 중개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상황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존 대비 최소 2배에서 최대 6배의 중개 비용을 요구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신들 입맛에 따라 탈북민들을 취사선택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민은 국민일보에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탈북민만을 신경 쓰고 그렇지 않은 탈북민들은 아예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심지어 탈북 과정에서 노약자, 어린이들은 중도에 버리고 와도 된다는 지시가 이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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