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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여파…닛산, 일본 내 SUV 로그 생산 줄인다

이소현 기자I 2025.04.15 15:09:57

닛산, 日 생산 줄이고 美 생산 늘려
관세충격에 글로벌 공급망 전략 수정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영난에 직면해 구조조정에 나선 일본 닛산자동차가 미국의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 조치에 대응해 자사 대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로그(Rogue)’의 일본 내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라 생산 거점을 재조정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윌밍턴의 로스앤젤레스 항에 위치한 자동차 처리 터미널에서 신형 닛산 로그가 철도 차량에 실려 운송되고 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닛산은 오는 5월부터 7월까지 일본 남서부 규슈 공장에서 인기 SUV 모델인 로그의 생산량을 1만3000대가량 줄일 계획이다.

이는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로그 차량 약 6만2000대의 약 20% 수준이다. 규슈 공장은 닛산 최대 생산기지 중 하나로 해당 기간 동안 일부 근무일에는 생산이 중단되고, 전반적인 근무 시간도 단축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제조된 자동차에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닛산에 최대 시장으로 지난해 닛산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일본이나 멕시코에서 생산돼 수출된 차량으로 닛산은 다른 경쟁사보다 관세 여파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닛산은 성명을 통해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인력과 생산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기적인 영향뿐 아니라 장기적인 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닛산은 일본에서 생산량 감축에 나선 반면 미국 내 생산은 재조정하고 있다. 닛산은 앞서 미국 테네시주 스머나 공장에서 로그의 생산조를 한 개로 줄이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하고, 2교대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여 관세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닛산은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체 생산 능력을 20% 줄이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닛산은 지난 회계연도에만 실적 전망을 세 차례나 하향 조정했다. 닛산은 미국 시장에서 노후화된 차량 라인업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족으로 부진을 겪고 있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이반 에스피노사는 미국 내 회복을 위한 전략적 변화를 추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자동차업계 전반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 공장의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이에 생산이 연결된 미국 내 5개 공장에 영향을 미쳐 미국 근로자 900명을 일시적으로 해고한다고 밝혔다. 혼다도 잠재적 관세를 피하기 위해 차세대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의 생산지를 멕시코가 아닌 미국 인디애나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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