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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닛산은 오는 5월부터 7월까지 일본 남서부 규슈 공장에서 인기 SUV 모델인 로그의 생산량을 1만3000대가량 줄일 계획이다.
이는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로그 차량 약 6만2000대의 약 20% 수준이다. 규슈 공장은 닛산 최대 생산기지 중 하나로 해당 기간 동안 일부 근무일에는 생산이 중단되고, 전반적인 근무 시간도 단축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제조된 자동차에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닛산에 최대 시장으로 지난해 닛산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일본이나 멕시코에서 생산돼 수출된 차량으로 닛산은 다른 경쟁사보다 관세 여파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닛산은 성명을 통해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인력과 생산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기적인 영향뿐 아니라 장기적인 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닛산은 일본에서 생산량 감축에 나선 반면 미국 내 생산은 재조정하고 있다. 닛산은 앞서 미국 테네시주 스머나 공장에서 로그의 생산조를 한 개로 줄이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하고, 2교대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여 관세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닛산은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체 생산 능력을 20% 줄이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닛산은 지난 회계연도에만 실적 전망을 세 차례나 하향 조정했다. 닛산은 미국 시장에서 노후화된 차량 라인업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족으로 부진을 겪고 있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이반 에스피노사는 미국 내 회복을 위한 전략적 변화를 추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자동차업계 전반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 공장의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이에 생산이 연결된 미국 내 5개 공장에 영향을 미쳐 미국 근로자 900명을 일시적으로 해고한다고 밝혔다. 혼다도 잠재적 관세를 피하기 위해 차세대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의 생산지를 멕시코가 아닌 미국 인디애나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