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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텔레그램 ‘자경단’이라고 불리는 피라미드형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의 활동을 파악하고 ‘목사’로 불리는 총책 A(33)씨 등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체포된 조직원들의 연령대는 10대 11명, 20대 1명, 30대 1명으로 가장 어린 조직원은 15세로 파악됐다.
또 경찰은 ‘자경단’에 유인돼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지인의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을 제작해 제공한 혐의를 받는 73명을 특정하고 이 중 40명을 검거했고 1명은 지난 4월 구속 송치했다.
여성에 집중됐던 ‘N번방’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성착취 대상을 물색했다. 총 피해자는 234명으로 남성 피해자는 84명, 여성 피해자는 150명에 달한다. 이 중 성착취 피해자는 138명으로 10대 남성 피해자가 57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 여성 피해자는 46명, 20대 이상 남성 피해자가 23명, 20대 이상 여성 피해자는 4명 등이다. 나머지 여성 96명은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피해자들이다.
‘자경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 텔레그램으로 유인한 뒤 약점을 빌미로 협박했다. 이들은 성별로 다른 전략으로 접근했다. 여성 피해자들의 경우 성적 호기심을 표시할 경우 접근, 신상정보를 확보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이었다. 남성 피해자들의 경우 지인 딥페이크 불법 영상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지인능욕방, 야동방 등이 있다”고 속인 뒤 신상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유포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1시간마다 일상보고하라’, ‘반성문을 작성하라’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나체촬영, 자해 등 가학적 성착취 행위를 강요해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며 여성 조직원이 남성 조직원에게, 남성 조직원이 또 다른 남성 조직원에게 유사강간 등 성적 학대를 시키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은 일부 미성년자 여성 피해자들을 강간, 이를 촬영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성 피해자들에게 “남성과 성관계를 할 경우 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고 미성년자 여성 10명은 이로 인해 강간 피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범행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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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들이 만든 성착취물 및 불법촬영물은 1404건으로 286건이 유포됐다. 이중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촬영물은 967건이며 254건이 유포됐다. 딥페이크 불법 촬영물의 경우 142건이 제작돼 141건이 유포됐다.
피해자의 신고로 2023년 12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조직적 범죄임을 확인하고 약 1년 넘는 수사 끝에 총책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자경단’이라는 이름으로 상명하복 조직을 구성, 목사(A씨),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로 이어지는 계급을 구성해 피라미드로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들을 끌어오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경찰은 텔레그램으로부터 지난해 9월 범죄 관련 자료를 국내 최초로 회신받아 추가 수사를 통해 총책 A씨를 검거했다. 이를 계기로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텔레그램과 수사협조 체제를 구축, 범죄 관련 정보를 공식 회신받고 있다.
경찰은 A씨 등 조직원들의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추가 피해자 특정 등 여죄를 명확히 하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이나 기존 조직원들에 대해 구속 수사 등 강도 높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디지털 성폭력 지원센터’ 등과 연계, 영상물 삭제는 물론이고 심리상담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