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아니라 러시아 미사일?…아제르 항공기 추락원인 분분

정다슬 기자I 2024.12.26 15:13:03

"어떤 형태의 대공포화에 맞은 것 같아"
아제르 항공 "새떼와 충돌 가능성"
카자흐스탄 당국, 블랙박스 회수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가 카자흐스탄 악타우 근처에서 추락하기 전에 땅으로 향하는 모습[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해 최소 38명의 사상자를 낸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사건의 원인으로 당초 지목됐던 새떼가 아닌 러시아산 대공포화에 격추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항공보안회사인 오스프리 플리이트 솔루션은 추락영상과 항공기 손상, 최근 군사활동을 평가해 항공사에게 보낸 경고에서 이같은 가능성을 제시했다. 맷 보리 오스프리 최고정보책임자는 “러시아 남서부의 영공보안 환경과 잔해 영상은 항공기가 어떤 형태의 대공포화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공무원인 안드리 코발렌코도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에서 항공기가 “러시아의 대공 방어 시스템에 의해 격추되었다”며 비행기에서 보이는 손상을 근거로 제시했다. 코발렌코는 “러시아는 그로즈니 상공의 영공을 폐쇄했어야 했지만 실패했다”며 “비행기는 러시아에 의해 손상되었고 승객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로즈니에 긴급 착륙시키지 않고 대신 카자흐스탄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악타우 근처에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항공기 기체 잔해. (사진=밍기스타우 지역 행정부)
사고가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항공의 J2-8243편은 러시아 체첸 공화국의 바쿠에서 출발해 그로즈니로 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비행기는 카자흐스탄 악타우 공항에서 약 3km 떨어진 들판에 추락했다.

아제르바이잔 항공사는 비행기가 새떼와 충돌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는 사건 초기 원인으로 여겨졌다. 보리 최고정보책임자는 “사건 영상에 나타난 손상 패턴이 새 충돌과 일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능성을 확인하려면 추가 정보와 규제 당국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항공기가 악천후로 인해 경로를 변경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했다.

전문가들은 비행기의 불규칙한 항공경로와 착륙 직전 발생한 급각도 하강이 조종사들이 항공기를 통제하기 위해 애쓴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인 플라이트레이더24는 항공기의 위치를 추적하지 못하도록 신호를 조작하는 GPS 스푸핑이 이 지역에서 심각했으며, 이는 착륙 시도를 복잡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장 수습 및 생존자 구호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사고 항공기에는 승무원 5명을 포함 67명이 탑승했으며,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하고 29명이 생존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존자 중에는 어린이 3명이 포함돼 있다.

카자흐스탄 긴급상황부는 150명의 소방대원을 현장에 보내 화재를 진화하고, 생존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심각한 외상을 치료할 전문 의료인들도 특별기편으로 현장에 급파됐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26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드론으로 본 사고 현장[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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