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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토요타로 몰리는 미국인…'애국 마케팅' 포드는 초조

양지윤 기자I 2025.04.22 12:13:10

뉴욕 국제 오토쇼 日 기업 부스에 미국인들 북쩍
"가격 오르기 전 일본차 구매…비싸면 중고라도"
일본차 선호 미국인들, 가격보다 품질 ''신뢰성'' 더 중요
트럼프 車 관세 발표 후 포드 주가 7% 하락…토요타 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기고 있는 가운데 미국 포드자동차와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차량업체들은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수입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이 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인들은 내구성과 승차감 등을 이유로 일본 차량 값이 오르기 전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8일 막을 올린 ‘2025 뉴욕 국제 오토쇼’에 참여한 포드.(사진=뉴욕 국제 오토쇼 홈페이지)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25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일본 자동차 기업의 부스에 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차량 판매 가격이 오르기 전 새 차를 사려는 미국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대리점을 여러 곳 도는 것보다 전시장에서 보고 비교하는 게 더 빠르다보니 구매 상담회를 방불케 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뉴저지에 사는 에드 할마(66)씨는 닛케이에 “관세로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해 미리 새 차를 보러왔다”며 “나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이지만, 안타깝게도 관세로 수입차가 비싸져도 미국 차를 살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40년 넘게 일본 혼다 차량을 애용해 온 그는 “품질을 신뢰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일본차를 타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토요타 차를 계속 운전하고 있는 마크 홀(61)씨도 “토요타의 신차가 비싸지면 중고차를 사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미국인들은 하나같이 ‘신뢰성’을 일본차를 선택한 이유로 꼽으며 관세로 가격이 올라도 일본차를 계속 운전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같은 반응은 미국산 자동차가 수입산에 비해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GM은 미국 내 조립 비율이 약 50% 이상이고, 포드 역시 대부분의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미국 내에서 조립한다. 반면 일본 토요타와 혼다 독일 BMW 등은 차량 상당 부분을 자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에 관세 부과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은 주로 수입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격만 보고 미국 소비자들이 자국 자동차로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가격에 민감한 식품, 생활용품과 달리 자동차는 내구성과 승차감,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가 소비자들의구매 결정에 작용한다.

리서치 회사인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신차 판매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35%에 달했다. 미국 내 판매량은 지난 20년 동안 20% 증가했다. 일본 기업들이 현지 생산량을 늘린 것도 있지만, 그 보다 미국 소비자들이 꾸준히 구매를 이어간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니엘 마나엔코프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관세로 인해 소비자가 어느 정도 수입차에서 미국 차로 전환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포드가 최근 신문에 게재한 전면 광고가 화제다. 포드는 ‘우리는 미국을 뒤처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광고 문구로 미국에서 다른 제조사보다 더 많은 차량을 조립하고, 직을 고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애국 마케팅인 셈이다. 포드는 많은 차량 모델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점을 적극 홍보하며 오는 6월까지 일부 차종의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시장도 미국 소비자들처럼 미국 브랜드에 우호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 발표 후 토요타 주가는 2% 떨어지는 데 그친 반면 포드는 무려 7%나 하락했다. 포드는 완성차 대부분은 미국에서 생산하지만, 부품의 대부분은 전 세계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전기차 사업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닛케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자동차가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은 미국인들이 엄격한 안전 기준에서 창출된 신뢰성을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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