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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李대통령 공소 취소 특검"…법조계 "위헌 소지" 우려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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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6.05.05 13:28:18

李사건 8건 중 5건 공소취소 가능…항소취하로 무죄 확정도
법조계 "위인설법…평등권·재판 독립 침해하는 특권"

[이데일리 백주아 최오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둘러싸고 법조계에서 위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수사 대상 12개 사건 중 8건이 이재명 대통령 피고인인 사건인 데다 특검에 사실상 공소취소 권한까지 부여해 재판 무력화를 노린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 사건 12건 중 이 대통령이 당사자인 사건은 8건이다. 이 중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서울중앙지법 병합 심리)과 쌍방울 대북송금·법인카드 유용 의혹(수원지법) 등 5건은 1심 선고 전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는 1심 선고 전까지 가능한 만큼 특검이 출범하면 이들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항소심을 진행 중인 이 대통령 위증교사 사건과 파기환송심 단계에서 중단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현행법상 공소취소가 불가능하다. 다만 특검이 항소를 취하할 경우 무죄가 확정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앞서 순직해병 특검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사건 항소를 취하해 무죄를 확정시킨 선례가 있다.

이 대통령은 4일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과 관련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세부적인 절차나 시기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선 이번 특검법이 특검 제도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더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공소취소는 공소권이 유지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은 특검에 사실상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해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검사가 특검 지휘에 불응하면 업무에서 배제하고 공소유지 담당 변호사를 별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특검이 공소유지 여부 결정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위인설법(爲人說法·특정인을 위해 법을 고침)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원칙에 어긋나는 특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에 특검을 임명하는 것은 일종의 특권으로 평등권, 재판의 독립 등을 침해한다는 설명이다. 차 교수는 “특검의 취지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공정한 수사가 어려운 경우 엄정한 수사를 위해 한시적으로 검사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이번 경우는 특검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단체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도 각각 지난 2일과 3일 특검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특검법에 포함된 다수 조항들이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유례없는 위헌적 입법이자 권력 사유화라고 맹비난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을 통해 개별 사건의 수사 지휘만 가능하지만 이번 특검법안은 그보다 더 큰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식”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건까지 수사를 확대할 수 있게 하고 자수하거나 타인을 고발하면 형을 감경·면제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역시 여권이 강력하게 비판해온 검찰의 별건 수사나 진술 회유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심각한 인력난에 처한 검찰 사정을 고려하면 역대 최대 규모의 ‘공룡 특검’을 꾸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지적이다. 지난달까지 올해 퇴직한 검사는 69명이며 지난해부터 1년 4개월 동안 검찰을 떠난 검사는 244명에 달한다.

현재 가동 중인 권창영 2차종합특별검사팀과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팀에 이미 파견된 인력만 67명으로 차장검사를 두는 대규모 차치지청(次置支廳)의 실제 근무자 수는 정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내부에서 ‘파산지청’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번 특검법안은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170명 등 총 357명 규모를 요구하는 데다, 검찰이 기소한 사건을 특검이 넘겨받을 경우 기존 공소유지 담당 검사도 특검 지휘를 받도록 해 실질적인 파견 인원은 30명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법원 내부에서는 상황을 관망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독립 침해라는 지적은 공감하면서도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제기 및 유지에 관여할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만일 특검법이 통과돼 실제 특검이 이미 진행된 사건에 대해 공소 취소를 할 경우 법원은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서초동의 한 법조인은 “법원은 차려진 밥상을 판단하는 것이지 밥상을 차려오라고 할 순 없다”며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특검의 공소 취소에 가치평가를 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률에서 항소심까지 와서 공소 취소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피고인의 이익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검법으로 형사소송법의 원칙을 뒤엎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사법부의 존재 의미를 없애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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