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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결혼에 불리한 구조"…결혼 성비 불균형 심각

채나연 기자I 2024.06.17 12:53:24

보사연, '출생성비 불균형과 결혼성비' 연구
35세 미혼율 남성은 46.5%, 여성은 29.1%
미혼자 모두 결혼해도 남성 미혼 인구 남아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남아 출생이 여아 출생보다 많은 상황이 오래 이어지며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20%가량 많을 정도로 미혼남녀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49호에 실린 ‘한국의 출생성비 불균형과 결혼성비’.(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17일 발표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449호) ‘한국의 출생성비 불균형과 결혼 성비’에 따르면 2021년에는 전국적으로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19.6%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의 상황은 이보다 훨씬 더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사연 조성호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출생성비는 1970년대부터 자연성비를 초과하기 시작하여 약 30년간 불균형을 유지해 왔다”며 “출생성비 불균형 상황에서 태어난 이들이 재생산 연령에 이르게 되면 결혼 성비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이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연구 분석 결과 미혼 남성의 과잉 비율은 서울이 2.5%로 평균보다 낮은수준이었으며 부산도 16.2%로 낮았지만, 경북(34.9%), 경남(33.2%), 충북(31.7%)은 30%를 넘었다.

결혼 성비의 불균형은 남녀 간 미혼율의 차이로도 나타났다. 2020년 시점에서의 미혼율을 보면 만 39세인 1985년생 남성의 미혼율은 46.5%, 여성은 29.1%로 여성보다 훨씬 높았다.

이처럼 미혼 남녀의 성비 불균형이 큰 것은 남아 출생이 여아 출생보다 많은 상황이 30년 가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출생성비는 1970년대부터 자연성비를 초과해 출생 남아가 여아보다 많아지기 시작해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중반까지 높은 격차를 유지했다. 자연성비 범위 안으로 출생성비가 돌아온 건 2007년 이후부터이다.

연구진은 결혼하는 남녀의 평균 연령 차가 3세임을 고려해 미혼 인구를 대상으로 가상 매칭을 했는데, 1985~1990년생은 남성보다 여성 미혼자 수가 더 많았지만 1990년생 이후부터는 남성이 더 많고, 미혼 남성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재의 결혼 연령 차이를 감안해 일대일 매칭이 모두 이뤄진다 하더라도 남성 미혼 인구가 매우 많이 남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000년대 중반 이후 남성 인구의 10% 이상이 결혼하기에 불리한 구조가 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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