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일 푸틴 압박…"거래 안하면 관세·제재 부과"

정다슬 기자I 2025.01.23 10:17:57

러시아 향해 연일 강경 발언
러시아 요지부동에 실망감 반영
러시아 석유 추가 제재 가능성…러시아 "근본원인 해결해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18년 7월 16일 헬싱키에서 열린 회담 전에 촬영된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 푸틴에게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을 체결하라는 압박을 강화하며, 모스크바가 전쟁을 끝내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한 경제 제재를 경고했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빨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거래에 들어가지 않으면 강도 높은 관세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경제가 실패하고 있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큰 은혜를 베풀 것”이라며 “지금 당장 타협하고 이 터무니없는 전쟁을 멈춰라”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거래(deal)를 하지 않는다면, 나는 높은 수준의 세금, 관세, 제재를 러시아가 미국과 기타 참여국에 팔고 있는 모든 것에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해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라며 “나는 러시아 국민을 사랑하고 항상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조만간” 대화하겠다며 러시아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취임식을 거행된 지난 20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평화협상을 거부해 러시아를 파괴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평화협상을 거부해 러시아를 파괴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더 크고 더 잃을 병력도 많지만 국가는 그렇게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에게 호의적 평가를 내렸던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이처럼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영국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역대 가장 강력한 공개 비판”이라고 봤으며 뉴욕타임스(NYT)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했던 말 중 가장 비판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가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지 않고 있다는 실망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특사인 키스 켈로그는 이번 달 초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켈로그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에게 100일 내 전쟁을 끝낼 것을 지시한 걸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미국이 러시아에 어떤 추가 제재를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러시아의 미국 수출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감했다. 현재 러시아가 미국에 판매하는 주된 수출품은 인산염 비료와 백금이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 시장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러시아의 주요 석유 회사에 대한 제재를 러시아연방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100% 찬성”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에 내린 제재가 “충분하지 않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타임지는 “트럼프가 석유 가격을 낮추고 미국 국내 석유 생산을 하루 300만 배럴 늘리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세계는 더이상 러시아의 석유 생산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고, 푸틴 대통령은 손익분기점 가격 이하에서 석유를 판매할 것이기 때문에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대화의 창은 열려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협상이 어떤 내용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단 입장을 박혔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드미트리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안보에 위해를 가한다며 이런 안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어떠한 합의에도 최소 20만명의 평화유지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현실적인 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국에 대한 평화유지군에 미군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의회 대표단은 2월 초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 일원들과 면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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