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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먹구구 상호관세…“시작은 ‘최악의 고문’ 이 남자”

김윤지 기자I 2025.04.21 11:53:07

NYT, ''관세 책사'' 나바로 고문 집중 조명
충성심 입증으로 집권 2기 영향력 강화
입지 좁아졌다 평가에도…“모든 건 계획대로”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무역을 싫어하는 무역 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각종 관세 정책을 추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 입증으로 집권 2기 들어 영향력을 확대한 나바로 고문이 “세계 무역 시스템을 순식간에 뒤엎었다”면서 그를 집중 조명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수석 무역 고문 (사진=AFP)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이었다. 그는 당시에도 강경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했으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나 게리 콘 국가경제워원회(NEC) 위원장 등 자유무역 지지 성향의 고위 당국자들과 충돌하면서 나바로 고문의 의견은 축소되거나 조롱 당했다. 이들은 나바로 고문을 주간 회의에서 제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를 막기 위한 전략이 펼쳐지는 등 나바로 고문을 소외시켰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나바로 고문의 입지는 달라졌다. 나바로 고문은 미국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실시된 1·6 의사당 폭동 사태 특별위원회의 소환 요구를 거부해 의회모독죄로 지난해 4개월간 수감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조건적인 충성심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나바로 고문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무시”할 수 있는 영향력을 키웠다. NYT는 나바로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무역 정책 추진에 도움을 줬으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909년 이후 10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려졌다.

소식통들은 상호 관세율이 나바로 고문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미국의 해당 국가 무역 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단순한 계산법으로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의 에드워드 올든 선임연구원은 나바로 고문에 대해 “현대 미국 대통령이 무역 고문 중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등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에 일부 동의하지만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해를 끼치는 혼란스러운 관세 정책을 추진하게끔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관세 정책에 대한 나바로 고문의 강경한 입장이 금전적 이익이나 명성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순전히 신념과 사명에서 시작된다고 판단했다.

보수 성향의 전국납세자연맹의 자유무역 담당 브라이언 라일리는 나바로 고문에 대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책임자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90일 유예, 상호관세서 전자제품 제외 등을 결정, 일각에선 나바로 고문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나바로 고문은 이 같은 보도를 일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여전히 면제도 예외도 없다”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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