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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 치에코(사진) 쇼토쿠대 교수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올댓트래블 콘퍼런스 ‘지방소멸대응 지역 활성화 전략 세미나’에서 일본 지방창생 정책 10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보다 먼저 지방소멸 위기를 겪은 일본이 기존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을 설명한 자리였다.
일본 정부는 2014년 ‘지방창생법’ 제정 이후 매년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지방 인구 유출을 억제하려 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도쿄 집중은 꺾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지방창생 2.0’으로 정책 기조를 바꿨다. 줄어드는 인구 속에서도 지역이 스스로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새 정책의 핵심은 ‘산관학금노언사(産官學金勞言士)’ 협력 체계다. 산업계, 행정, 학계, 금융, 노동, 언론, 전문가 등 7개 주체가 함께 지역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치바 교수는 야마가타현 아쓰미온천의 노포 료칸 만고쿠야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경영난으로 폐업 위기에 몰렸던 이 시설은 지역은행의 중재로 지역 기업이 인수했고 이후 재건에 성공했다. 지역의 금융과 기업이 관광 자산을 지켜낸 사례다. 치바 교수는 “대형은행이 아닌 지방은행이 나서고 같은 지역 기업이 관광 자원을 되살린 것이 신결합의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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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시나촌이 꺼내든 해법은 ‘민관연계’다. 다카하시 소장이 그 사례다. 1987년 JTB에 입사한 민간기업 출신인 그는 총무성 ‘지역활성화기업인 제도’를 통해 2022년 현장에 파견됐다. 국가가 연간 610만엔을 지원하는 이 제도는 민간 인재를 지방 현장에 투입해 지역 활성화를 돕는 방식이다. 파견 인원은 2014년 22명에서 2024년 871명으로 늘었다. 소프트뱅크, 후지쓰, 산토리 등 대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다카하시 소장은 “지역은 민간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확보하고, 기업은 공익적 경험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는다”며 “주민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모델로 카타시나촌을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키워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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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학찬 이즈피엠피 CCO는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도시가 외래 관광객과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디지털 관계 인구’ 개념으로 풀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기금을 활용해 천편일률적인 관광상품만 만든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인근 대도시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 오는 외국인들의 동반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더 확장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안한 ‘디지털 관계 인구’란 물리적 방문 없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과 지속적 관계를 맺는 잠재 방문객을 뜻한다. 최 대표는 “일회성 방문에 그치는 우연한 관계를 필연으로 바꾸려면 방문 경험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지역이 먼저 개인에게 말을 거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내국인은 재방문율을 높이는 ‘깊이 있는 관계’를, 외국인은 SNS와 온라인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는 ‘넓이의 확산’을 각각 전략 목표로 삼아야 실질적인 관계 인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엄상용 이벤트넷 대표는 이날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일본과 한국의 공통 과제를 짚었다. 그는 “관계 인구를 늘리기 위해 관광이라는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지자체 안에서도 기금 담당 부서와 관광 부서 간 칸막이가 여전해 실행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지방소멸 위기 지역 205여 곳에 향후 10년간 10조원이 투입될 예정인 만큼, 지금이 새로운 지역 활성화 모델을 설계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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