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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물론 패션에도 돈 안 아껴요"…'큰손'된 5060

김정유 기자I 2025.03.27 06:11:21

[초고령사회의 역습-커지는 실버산업]③
건강부터 패션·콘텐츠까지…유통가 큰손 부상한 ‘시니어’
롯데홈쇼핑은 5060 男 패션 브랜드로 ‘러브콜’
이마트도 시니어 상품 올해 20% 확대 계획
식품사는 ‘케어푸드’ 집중, 건강 수요 잡아
삼성웰스토리, 시니어타운 식음사업권 수주

[이데일리 김정유 한전진 기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핵심 소비층으로 시니어 세대가 부상하면서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들이 늘면서 단순 건강식품을 넘어 패션, 콘텐츠 등 장르도 다양화하고 있다. 식품 시장도 ‘케어푸드’를 전문화하는 식으로 변화가 감지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출처=챗GPT)
롯데홈쇼핑이 3월 단독 론칭한 5060 시니어 대상 패션 브랜드 ‘메종비오비’. (사진=롯데홈쇼핑)
26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060 남성 시니어 고객들의 홈쇼핑 의류 구매는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홈쇼핑에 이제 남성 시니어들까지 가세한 셈이다. 과거처럼 획일적인 복장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도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수요가 늘면서 패션 브랜드 론칭은 물론 아웃도어룩부터 비즈니스 캐주얼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의류를 내세우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또 유료멤버십 최초로 ‘헬스케어’를 도입하기도 했다. 상급병원 예약, 병원 동행 서비스 등이 골자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자사 유튜브 채널(롯튜브)에 ‘건강식사’ 코너를 론칭해 시니어 맞춤형 영상을 제공, 시니어 고객들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체 KT알파는 시니어의 영역대를 넓힌 40~60대 ‘영시니어’를 타깃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체 패션 브랜드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영시니어는 젊은 세대 이상의 소비력을 갖추면서도, 스스로를 적극 꾸미는 신중년으로 꼽힌다. KT알파내 패션 부문 매출 중 4060 영시니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5060 시니어 비중은 70% 수준이다. KT알파는 영시니어를 중심으로 자체 패션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세계백화점(타임스퀘어점)은 여성 패션 전문관을 호텔 라운지처럼 개편하고 시니어를 겨냥한 브랜드를 추가했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5060 세대 VIP를 위해 전용 문화센터 콘텐츠를 운영 중이다. 대형마트에선 이마트(139480)가 올해 시니어 상품 매대를 지난해대비 약 20% 늘려 접근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이마트내 시니어 관련 제품은 언더웨어, 기저귀 등 이너웨어 품목이 많았는데 올해는 품목을 더 확대한다.

최근 시니어 대상 품목들이 다양화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은 건강이다. 식품업계는 이미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몇년 전부터 시니어 관련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케어푸드다. 케어푸드는 특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한 노인이나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식품이다. 과거엔 환자식이나 경관식(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를 위한 치료식) 정도로 받아들였지만 최근에는 건강을 중시한 시니어 전반으로 대상을 확장 중이다.

삼성웰스토리도 지난해부터 케어푸드 등 시니어 사업을 위한 자체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 중이다. 케어푸드 메뉴 개발은 물론이고 맞춤형 건강상담, 시니어 식음서비스 수주 등이 주된 업무다. 올 상반기 부산 기장군에 오픈 예정인 국내 최대 하이엔드 시니어 복합타운(한화건설)의 식음서비스 운영권을 수주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이외에도 오는 10월 롯데건설 시니어 복합타운의 식음 사업권도 확보한 상태다.

현대백화점 계열 식품사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부터 시니어 사업을 준비해왔다. 2020년 1000억원을 투자, 매일 400여종의 케어푸드 제품을 3만여개 생산 가능한 ‘스마트 푸드센터’를 구축한 게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시니어 요양 서비스를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다른 산업계와 꾸준히 접촉하며 협업을 꾀하고 있다. 이외에도 매일유업은 과거 합작으로 추진했던 케어푸드 사업을 지난해부터 단독 체제로 전환해 강화하고 있고, 풀무원 역시 이유식 사업을 접고 지난해부터 케어푸드 사업에 선택과 집중에 나선 상황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기준 시니어는 65세 이상인 베이비붐 세대인데, 교육 수준이 높고 건강 관리를 잘 하며 소득과 자산도 꽤 많다”며 “앞으로 시니어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일반 식품부터 영양제 건기식 시장도 있고 여행, 운동, 위생용품 등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앞으로 이들 상품이 전문·다양화하고 일부는 더욱 고급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제품들. (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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