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비빔면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기존 비빔면에서 느낄 수 없는 '쿨링감' 특징
민트를 먹고 난 뒤의 화함과 고추의 매운맛
차별성 뚜렷, 마니아층 호응 기대되는 입맛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 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 삼양식품의 비빔면 신제품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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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입에 입안이 화해진다. 마라의 이국적 매운맛이 아니라 민트와 같은 깔끔한 매운맛이다. 맵기의 뒷맛이 오래가지 않아 맵찔이(?)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이 덕에 느끼한 고기, 튀김류와 먹기 딱 좋다. 삼겹살 한 점을 면에 돌돌 말아 먹으면 그야말로 천국이다. 이후 물을 들이켜면 박하사탕을 먹은 후 입안처럼 특유의 시원함이 몰려온다. 그야말로 라면계의 민트 초코다.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003230)이 비빔면 시장에 재진출했다. 지난해 여름면 생산을 중단한 지 1년 만에 신제품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내놓으면서다. 맵탱은 삼양이 2023년 출시한 라면 브랜드다. 그간 국물 라면을 중심으로 출시해왔다가 이번에 여름면으로 제품을 확장했다. 기존 매운맛과 차별화한 개성 있는 맛을 구현했다는 게 삼양 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제품은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차기작 역시 남다를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제품은 특제 소스에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큐베브 후추’를 사용했다. 멘톨(박하) 느낌의 나무 향이 나는 것이 특징으로 중동과 인도 요리에 자주 사용된다. 건더기에는 김치와 야채 후레이크를 넣었다.
 |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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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재료가 들어간 만큼 호기심을 품고 직접 구입했다. 제품은 중량 134g 편의점 가격 기준 1400원이다. 다른 비빔면 제품(팔도 팔도비빔면(130g ·1100원)·오뚜기(007310) 진비빔면(156g·1250원)·농심(004370) 배홍동(142g·1250원) 등)보다는 조금 가격대가 있었다.
민트색 포장지의 첫인상이 범상치 않았다. 특히 제품의 매운맛 특성을 알 수 있는 ‘스파이시 펜타곤’이 눈에 띄었다. 이는 제품 맵기를 △화끈함 △칼칼함 △깔끔한 △알싸함 △은은함 5가지로 구분한 그래프로 맵탱 브랜드의 특징이다. 맵탱 쿨스파이시는 깔끔함 4단계, 화끈함 3단계, 은은함이 2단계로 표시됐다. 나름 제품 특성을 보기 좋게 분석해놓은 것이 괜찮았다.
제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실험적인 맛’이다. 기존 비빔면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비빔면계의 민트 초코 포지션을 노린 느낌이다. 진짜 민트 맛이 난다는 것이 아니라 특유의 화함을 갖고 있다. 화하면서 매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맵기는 신라면보다 조금 더 매운 수준이다. 김치말이 국수 콘셉트로 배홍동, 팔도비빔면처럼 단 맛이 센 편은 아니다.
 | 제품의 매운맛 특성을 알 수 있는 ‘스파이시 펜타곤’ 그래프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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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깔끔한 매운맛이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떡볶이처럼 맵기가 계속 누적된다면 먹다가 지칠 텐데 제품은 다르다. ‘매워’라고 외치면서도 계속해서 흡입할 수 있다. 제품이 강조한 쿨링감이 뭔지 깨달을 수 있다. 중간마다 건조김치·양념분말이 주는 감칠맛도 제법 괜찮다.
다만 이 쿨링감이 호불호가 크게 갈릴 지점이다. 특유의 화함이 시원하지만 처음 제품을 접하는 과정에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입맛에 맞는다면 마니아로 빠져들 것만 같은 맛이다. 실제로 대부분 민트 콘셉트의 제품은 선호파와 불호파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결론적으로 비빔면 마니아라면 올해 여름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제품이다. 천편일률적인 제품들 속에서 색다른 향신료를 이용해 차별화를 꾀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근래 보기 드문 실험 정신이다. 그 맛도 뛰어난 편이다. 취향 저격이 확실하다. 나름 입소문을 탄다면 라면계의 민초단(민트 초코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형성할 수 있는 저력이 충분한 제품이다.
삼양에 이어 올해 업계의 여름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팔도는 뜨겁거나 차갑게 2가지 방식으로 먹을 수 있는 ‘팔도비빔면Ⅱ’를 지난해 출시했고, 최근에는 식품에 당을 첨가하지 않는 ‘팔도비빔면 제로슈거’까지 내놨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필두로 공격적 확장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최근 배홍동 브랜드의 3번째 신제품 ‘배홍동칼빔면’을 선보였다.
 |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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