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지문 속 '尹 퇴진 집회' 링크…'혐의 없음' 결정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지문에 제시된 인터넷 링크에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 안내문이 게시된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된다.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40~43번 지문 속 링크. (사진=연합뉴스)

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사 의뢰한 사건을 불입건 종결한다고 24일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1월 2025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시험 종료 후 국어영역 시험지를 공개했다. 그런데 당시 시험지 40~43번 지문에 실린 인터넷 링크 주소에 접속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집회 시간과 장소를 안내하는 문구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웹페이지에는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또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관계없는 개인이 운영하는 페이지입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평가원은 해당 사이트는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만든 문제가 없는 가상 사이트라고 해명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선택 과목 ‘언어와 매체’ 40~43번 지문 속 링크와 연결되는 집회 안내 페이지 모습. (사진=엑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도메인은 수능 문제지가 공개된 이후 누군가가 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원불상자의 이런 행위에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했으나 범죄가 성립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평가원을 사칭하거나 비방 목적의 게시글을 올리지 않은 이상 사용자가 없는 인터넷 도메인을 구입해 활용했다는 이유만으로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도메인 구입 주체도 특정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관계없는 개인이 운영하는 페이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시돼 다중의 착각을 유발했다고 볼 수도 없었다”며 “누군가 단순히 도메인을 사들여 원하는 목적으로 활용한 것일 뿐 범죄에 해당하진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이트는 논란 이후 폐쇄돼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