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 23조원 평가익…헤지펀드 수익
FT는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를 인용해 지난 3개월 동안 테슬라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해당 기간 주가 하락에 숏 포지션(공매도)을 취한 투자자들은 총 162억달러(약 23조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이 기간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000억달러(약 1016조원)이상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순자산도 1000억달러(약 145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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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테슬라 숏 포지션은 16.3% 증가해 7150만 주에 달한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의 2.6%에 해당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해진 영향도 있다고 FT는 짚었다.
◇ 머스크 정치 활동, 기대감에서 독으로
최근 테슬라 주가 폭락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주가가 급등, 그 다음달 17일 종가 기준 479.8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 CEO가 공개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 완화 등으로 테슬라 이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머스크 CEO가 신설 백악관 자문 기관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것도 이에 일조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지난 1월 말 발표한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 머스크 CEO가 연방 정부 공무원 대대적 감축, 독일 극우 정당 지지 발언 등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확대된 영향이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불러온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 비야디(BYD) 등 경쟁 심화로 인한 중국에서의 점유율 축소, 모델Y 리프레시 모델에 대한 예상보다 약한 수요 등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테슬라는 전일 뉴욕증시에서 5% 가까이 하락한 238.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월가 줄줄이 목표가 하향 조정
대표적인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이자 영국 헤지펀드 매니저인 페르 레칸더는 “테슬라는 매우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가졌지만 머스크가 이를 완전히 망쳤다”면서 “테슬라를 소비하는 고객층과 머스크가 이제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사람들(미 남부와 중서부 지역의 보수주의자)은 테슬라를 사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JP모건은 테슬라의 연말 목표 주가를 135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브랜드 가치가 이렇게 빠르게 하락한 사례를 떠올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즈호증권의 비제이 라케시 애널리스트도 테슬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종전 515달러에서 43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를 다루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가 평균치는 370달러이며 48%가 매수 등급을 제시하고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포함된 주식의 평균 매수 등급 비율은 약 55%라고 배런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