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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뉴스를 보면 마치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TV를 켜면 테슬라 차가 불타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우리 제품을 사고 싶지 않다면 이해하지만, 굳이 불태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전체 직원회의를 연 배경에 대해 “험난한 순간과 약간의 폭풍우가 몰아칠 때가 있지만 미래는 밝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에 테슬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페달과 운전대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 ‘사이버캡’의 생산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머스크 CEO가 내부 소통에 나선 것은 최근 그의 정치 활동에 대한 반감으로 차량 파손 행위, 판매 감소, 불매운동, 주가 폭락 등 테슬라에 악재가 잇따르자 내부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세를 탔다가 올 들어 주가가 전 고점 대비 반토막 나는 등 고전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독일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 강제 감축을 지휘하는 등 안팎에서 반발을 사면서 차량 판매가 부진한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테슬라를 구매하겠다고 선언하며, 백악관에 테슬라 차량을 대거 등장시키는 광고성 행사까지 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TV 방송에 출연해 머스크 CEO를 극찬하며 “테슬라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지만, 이해충돌 논란이 일며 머스크의 비호감 이미지만 쌓여가고 있다.
이에 테슬라의 광팬으로 항상 테슬라에 우호적인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유명한 증권사 웨드부시의 분석가이자 거물투자자인 댄 아이브스도 “머스크 CEO가 테슬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테슬라와 머스크는 미래에 결정적 시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머스크가 앞으로 몇 달을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장 경로가 결정될 것”이라며 “테슬라가 머스크이고, 머스크가 테슬라이다. 그들은 동의어이고 서로 연결돼 분리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이브스는 정부효율성부의 사실상 책임자로서 머스크 CEO의 역할에 동의하든, 동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에게 중요한 점은 “머스크가 자신의 시간 110%를 DOGE에 사용하고 테슬라 CEO로서의 시간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아이브스는 머스크 CEO의 정치활동이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의 초기 조사에 따르면, 브랜드 피해는 제한적으로 보였지만 지난 몇 주동안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토네이도적인 위기 상황으로 진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 메정에서의 폭력사태, 주차장에 세워진 테슬라 차량이 훼손되는 사건들,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머스크 반대 사회운동, 모든 것이 테슬라 주가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는 ‘거대한 부담’(Overhang)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머스크 CEO와 테슬라 이사회가 이 위기가 ‘블랙스완’(예상하지 못한 리스크)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2가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성부 태스크포스 책임자와 테슬라 CEO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머스크와 테슬라가 지난해부터 약속해 왔고 2025년에 생산될 예정인 저가 전기차에 대한 로드맵을 정확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테슬라의 기술이 강력하지만,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정치에 주의를 빼앗기는 것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이브스는 테슬라 주식에 대해 ‘메수권유(아웃퍼폼)’ 등급과 550달러 목표 가격을 유지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0.17% 상승한 236.26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479달러를 넘어섰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약 50% 하락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