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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노화 직격” 우주서 9개월 만에 폭싹 늙어버린 비행사

이로원 기자I 2025.03.21 14:02:23

‘9개월 우주 미아’ 됐던 美 우주 비행사 2명
지난 18일 지구 귀환…9개월 만에 수년 노화
전문가들 “스트레스·식욕부진·체내 미생물 분포 영향”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해 6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다가 9개월 간 발이 묶였던 우주비행사 2명이 18일 지구로 돌아온 가운데 9개월 간 중력이 미미한 우주선 공간에서 생활한 두 우주비행사는 9개월 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귀환했다.

작년 6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나기 전 수니 윌리엄스(59)의 모습과 올해 2월 ISS에서 찍힌 윌리엄스의 모습. 사진AFP, AP 연합뉴스
287일 만에 지구로 돌아온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NASA의 유인 우주비행을 총괄하는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이송용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은 9개월 전과는 사뭇 달랐다. 특히 59세의 윌리엄스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년의 노화를 겪은 듯한 외모였다.

윌리엄스가 지난해 6월 지구를 떠날 당시, 그녀는 길고 짙은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으나, 햇빛과 중력이 부족한 우주 공간은 단 9개월 만에 그녀의 머리카락을 하얗게 만들었다.

얼굴 살이 눈에 띄게 빠진 것은 물론이고, 지구를 떠날 당시보다 얼굴 주름도 깊어지고 도드라졌다.

전문가들은 ISS에서 예정된 기간보다 더 오래 머물러야 하는 스트레스가 윌리엄스의 머리카락을 희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생성되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등이 모낭에서 멜라닌을 생성하는 줄기세포의 고갈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개월 만에 지구로 돌아온 윌리엄스가 눈에 띄게 쇠약해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식욕 부진일 수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우주인들은 메스꺼움 또는 식욕 부진으로 지구에서보다 식사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주인 대부분은 지구로 돌아올 때 기존 체지방의 약 5%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과거 340일 동안 ISS에 머물렀던 NASA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체중의 7%를 잃었다. 또한 켈리의 장에서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우주 비행을 하기 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우주에 머무르는 우주비행사들은 외모뿐만 아니라 심장 등의 장기와 체내 미생물 분포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BBC는 “우주비행사들은 매일 2시간 러닝머신과 사이클 머신, 웨이트 트레이닝을 조합한 운동을 통해 근육과 뼈의 건강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면서 “우주에서는 약해진 중력 탓에 심장이 혈액을 펌핑할 필요가 없어진다. 심장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우주인들은 심장 부정맥을 쉽게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SA 역시 “연구에 따르면 30~50세 우주인이 6개월간 우주에서 시간을 보낼 경우 이전 체력의 절반을 잃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우주인들에게 매일 2시간 30분 동안 운동하며 뼈와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전했다.

한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시험 비행을 갔다가 스타라이너에서 여러 결함이 발견되면서 발이 묶여 ISS에 장기 체류했다. NASA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들을 스타라이너에 다시 태우지 않은 채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고, 이들의 귀환 일정은 갑자기 수개월 밀렸다.

ISS 임무 교대 팀인 크루-10 우주비행사들이 최근 ISS에 승선하면서 이들은 마침내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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