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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지원할테니 '이것' 달라"…또 청구서 날리는 트럼프

양지윤 기자I 2025.02.05 09:28:00

우크라 지원 조건으로 ''희토류'' 확보 의사 밝혀
"우크라 전쟁 멈출 것" 거듭 강조
무역전쟁 中 ''희토류 무기화''에 우크라 제안 통해
러시아 "원조 사겠다는 제안" 평가절하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원 조건으로 희토류를 제공 받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간 막대한 비용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쏟아부은 만큼 돌려받는 게 있어야 한다는 사업가적 기질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NBC뉴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우크라이나가 희토류와 다른 것들을 제공하면 우리가 제공하는 것(지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희토류의 안전을 원하고, 우크라이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최대 원조국인 미국이 제공한 1750억 달러 규모 원조만큼 기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평하며 “우리는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대선 전 미국을 방문해 제시한 ‘승리 계획’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제안에는 미국과 우라늄, 티타늄, 리튬 광산에 대한 투자 협정을 맺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참석하자 파리로 달려가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매장량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NBC뉴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며 “현재 희귀 광물 문제와 관련해 일정 수준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접근권을 원한다고 언급한 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으로, 가격 결정에 중국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또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 수위를 높이며 자원 무기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트럼프 1기 때도 관세 위협에 ‘희토류 무기화’로 대응했고, 전날 역시 미국의 10%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의 하나로 텅스텐·텔루륨·비스무트·몰리브덴·인듐 등 주요 광물에 대해 수출통제에 돌입했다. 통제 품목 중 텔루륨은 태양전지, 열전도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로 분류된다. 이들 광물 사업자는 상무부 허가 없이는 수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외교전이 통한 건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세계 광물 공급량의 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다만 주요 광물 중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차가운 참호와 지뢰밭 아래에 있으며 그마저도 전쟁 중인 러시아의 손에 넘어갈 위험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 발언에 러시아는 “(미국이) 원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사겠다는 제안일 뿐”이라며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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