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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4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사우디전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벌이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지난달 28일 시드니에 입성한 뒤 쉼없이 이어진 강훈련의 성과를 확인하는 무대다. 팀 전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세밀한 작전을 완성할 좋은 기회다.
국내나 일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의 경우 리그 종료 후 떨어져있는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도 이날 평가전의 중요한 목적이다.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공격진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대비해 조영철(카타르SC), 이근호(엘자이시), 이정협(상주 상무) 등 3명을 최전방 공격수 후보로 발탁했다. 나름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들이지만 과연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선은 가장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이근호에게 쏠린다. 현재 3명의 공격수 가운데 주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스피드가 좋고 활동량이 많은데다 골 결정력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이근호는 70차례 A매치에서 기록한 19골 가운데 11골을 중동 국가를 상대로 터뜨린 ‘중동 킬러’다. 아시안컵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상 이근호는 선발 보다 조커가 더 잘 어울린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전임 홍명보 감독은 이근호를 경기 후반 상대 수비진의 체력과 순발력이 떨어졌을때 ‘조커’로 기용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전에서도 교체로 들어가서 골맛을 봤다.
특히 이근호는 최전방 공격수 외에도 처진 스트라이커 등 다양한 공격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때문에 공격이 안풀릴 때 변화를 줄 수 있는 훌륭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슈틸리케 감독이 이근호를 조커로 활용한다면 스타팅 공격수는 조영철이 낙점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영철은 대표팀이 제로톱 전술을 구사할 때 공격 선봉에 서게 된다.
조영철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현재로선 ‘스타팅 조영철-’조커 이근호가 공격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고도 볼 수 있다.
조영철과 이근호는 스타일이 다른 공격수다. 따라서 누가 최전방에 서느냐에 따라 대표팀 공격 전술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수비 조직력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관심이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4차례 평가전에서 매번 달랐던 중앙 수비수 조합의 완성이 이뤄졌는지도 지켜봐야 할 관전포인트다. 아울러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 골키퍼 경쟁에서 누가 웃게 될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경기의 결과와 내용이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용, 결과 중에 하나라도 좋지 않으면 상당히 많은 고민을 안고 대회에 들어가게 된다”며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을 기회인 만큼 평가전이지만 진지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사우디와 지금까지 16차례 맞붙어 4승7무5패로 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결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1승1무로 우세를 유지했다. 2008년 11월 리야드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는 박주영, 이근호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따냈고 2009년 6월 서울에서 열린 경기에선 0-0으로 비겼다.
현재 사우디를 이끄는 사령탑은 1997년부터 2000년까지 국내 프로축구 수원 삼성에서 활약한 코스민 올라로이우(루마니아)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