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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케이힐, 아시아 최강 골잡이는 누구?

이석무 기자I 2015.01.29 08:48:55
손흥민. 사진=KFA photo
팀 케이힐.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과 호주가 맞붙는 2015 아시안컵 결승전(한국시간 31일 오후 6시 시드니)은 세계적인 골잡이 손흥민(23·레버쿠젠)과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의 대결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손흥민과 케이힐은 놀라운 골 결정력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끈 일등공신이다. 물론 포지션이 서로 다르고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심지어 나이는 13살이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될 에이스라는 점은 같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봄내고 있다. 조별리그에선 감기 몸살이 겹치면서 다소 부진했지만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에 2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도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4개 슈팅 가운데 3개가 유효슈팅일 정도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기량은 아시아권 수비수들이 막기 힘든 수준이다. 그를 막기 위해 2~3명의 선수가 집중마크를 펼쳐도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는다. 워낙 개인기가 뛰어나니 상대팀 선수들은 거친 파울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

세트피스 키커로도 변신해 동료에게 득점 길을 열어주는 등 공격포인트 여부와 관계없이 그는 대표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아시아 무대가 좁다는 표현도 어울릴 만 하다.

손흥민이 ‘떠오르는 별’이라면 호주의 케이힐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다. 호주 축구 역사상 A매치 최다골(39골) 기록을 가지고 있는 케이힐은 쿠웨이트와 대회 개막전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4-1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어 중국과의 8강전에선 환상적인 오버헤드킥 등 혼자 2골을 터뜨려 4강행을 이끌었다. 4강전에서도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동료에게 무수히 찬스를 만들어냈다. 거의 케이힐이 밥상을 다 차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78cm의 공격수로선 단신이지만 놀라운 헤딩능력을 자랑한다. 호주의 주공격 루트인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는 케이힐이 마무리 능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호주 공격의 심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26경기에 출전해 57골이나 기록했던 케이힐은 지난 2012년 미국 뉴욕 레드불스로 이적했다. 선수로서는 이미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체력도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다. 하지만 여전히 골 냄새를 포착하는 능력은 아시아에서 그를 따를 선수가 없다.

둘을 직접 비교하는 것도 재밌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윙어고 케이힐은 전형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손흥민이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개인기를 앞세워 그라운드를 폭넓게 활용하는 스타일이라면 케이힐은 강한 체력과 타고난 위치선정 감각으로 득점 기회를 살리는 골잡이다.

에이스 답게 책임감도 남다르다. 손흥민은 결승전을 앞두고 “출발이 좋은데 마지막은 나쁜 것보다 출발이 좋지 않아도 마지막이 좋은 것이 좋다”라며 “동료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고맙다. 결승 상대가 결정되면 분석을 잘해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케이힐 역시 자존심 싸움에서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다. 그는 호주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주는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최고의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한국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경기에만 집중한다면 어떤 팀도 우리를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한국과 호주의 운명을 짊어진 에이스 손흥민과 케이힐. 조국에 우승 트로피를 선물하겠다는 투지로 뭉친 두 아시아 최고 골잡이 대결은 결승전의 최대 빅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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