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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웨이에 우회판매’ TSMC, 美서 10억달러 벌금 가능성

김윤지 기자I 2025.04.09 14:12:48

美상무부, TSMC의 우회판매 가능성 조사
위반 거래 금액의 최대 2배 벌금 부과 가능
"AI용 설계, 당초 소프고 공급 규정 위반"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 위반 혐의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TSMC 본사.(사진=AFP)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TSMC가 생산한 반도체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인 ‘어센드 910B’에 사용된 칩과 일치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문제가 된 TSMC의 칩은 중국 반도체 설계회사 소프고가 화웨이를 대신해 주문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한 소식통은 미 상무부의 수출 통제 규정에 따라 위반 거래 금액의 최대 2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TSMC가 부담할 벌금이 1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화웨이는 중국의 AI 반도체 개발 중심에 있는 기업으로, 미국의 수출 제한 리스트에 올라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부터 해외 기업이더라도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의 기술력이 포함된 첨단 기술이나 제품 수출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TSMC의 생산 설비에는 미국 기술이 포함돼 있어 TSMC 또한 미국 수출 통제 규정의 적용 대상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산하 기술안보정책센터 연구원인 레나트 하임은 TSMC가 최근 수년간 소프고의 설계에 기반한 칩을 약 300만 개 생산했으며 결과적으로 이 칩들이 화웨이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임 연구원은 이 설계가 AI용이라는 점에서 TSMC는 당초 소프고를 위해 해당 칩을 제조하는 것이 규정 위반이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 사건이 미국과 대만 관계가 관세 관련으로 민감해진 시점에 불거졌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부터 대만산 수입품에 32%의 관세를 부과하며, 현재 반도체는 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도 조만간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수출 통제 관련 규정 위반에 대해 강력히 처벌한다는 입장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수출 통제 단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행정부는 규정을 어긴 사람들에 대해 벌금과 단속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반도체시장 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는 TSMC에 “화웨이가 2022년 출시한 첨단 AI 칩셋 ‘어센드 910B’를 분해한 결과 TSMC의 프로세서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렸고, TSMC는 이를 미 상무부에 전달했다. 이후 TSMC는 소프고에 대한 공급을 중단했고, 지난해 11월 상무부는 7나노미터(㎚) 급 이상의 AI 관련 칩을 중국에 공급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후 지난 1월 소프고 역시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수출 제한 리스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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