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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차별과 편견'이 몸을 아프게 한다

김현식 기자I 2025.04.16 05:30:00

불평등은 어떻게 몸을 갉아먹는가
알린 T. 제로니머스|509쪽|돌베개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불공정한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가 노화를 촉진해 건강과 수명에 어떻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공공보건 학자인 저자는 30년 이상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압박, 수모, 차별, 편견, 배제 등이 만연한 사회가 몸과 마음을 닳게 해 소리없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불공정하고 억압적인 사회가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신체와 정신을 마모시켜 노화를 촉진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불공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만성질환, 장애,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사회의 사다리 맨 밑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아프고 일찍 죽는다.

저자는 사회의 구조적 억압이 신체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웨더링’(weathering, 마모·침식·풍화) 개념을 도입했다. 웨더링은 인종, 민족, 종교, 계급, 성별, 성 정체성 등에 따른 차별과 편견에 의한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생리학적 작용과 과정을 의미한다. 저자에 따르면 차별받는 약자 집단은 편견과 배제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더 많은 웨더링의 가능성에 노출된다.

저자는 “한 인간이 인종차별주의적이고 계급주의적인 사회에서 성장하는 동안 웨더링은 온몸을 구석구석 괴롭힌다”면서 “웨더링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공평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건강 격차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되면 사회의 근간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형평성을 우선순위에 둔 공공보건 정책과 사회 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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