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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전담팀 만든 '부채 22조' 코레일…"8조 벌겠다"

박경훈 기자I 2025.04.09 05:00:30

코레일, 최근 '분양 IR전문가' 신규 채용 나서
지난해 용산사업자 선정 이후, 올 1월 전담팀 꾸려
용산개발 8조 수입 예상…11월 홍보관 본격 운영
전문가 "운임 못 올리는 코레일, 시행에 관심 둬야"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맞춰 본격적으로 시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민간철도 기업이 많은 일본은 철도회사가 직접 시행에 참여하는 경우가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대규모 개발이 사실상 전무하다.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시행을 통해 8조원의 수익을 거둬들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22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꾸준히 갚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8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최근 ‘단지분양 IR전문가’ 신규 채용에 나섰다. 주된 업무는 ‘단지분양을 위한 국내외 기업·투자자 관리’다. 철도 공기업에서 분양 전문가를 찾아 나선 주된 이유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때문이다. 앞서 서울역 북부역세권, 청량리역, 광운대역 등을 포함해 코레일은 민간 사업시행자에 땅을 넘기는 역할만 해왔다. 이렇다 보니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코레일이 시행에 나선 것은 역설적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라는 거대한 땅(49만 5000㎡)을 매입할 시행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2013년 사업시행자(드림허브)의 부도 때문에 사업이 10년 가까이 표류했다. 결국 지난해 말 가장 땅 지분이 많은(72%) 코레일이 시행사(지분 70%)로 나섰다.

이후 코레일은 올 1월 ‘단지분양 IR 전담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규모는 부장급을 포함해 5명이다. 이들은 분양계획을 수립하는 파트와 국내 투자 및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파트로 나뉘어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시설과 주거시설 등 분양 단지별로 업무를 구분해 전문성을 살렸다. 시장분석·공고와 입찰 등 제도 정비도 전담한다.

국제업무지구라는 목표답게 해외 부동산 수요자 모시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부동산 박람회 미핌(MIPIM)에 참여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을 알리기도 했다. 올 11월에는 분양 홍보관을 본격 운영하며 투자자 및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그간 코레일이 시행사업을 하려 해도 과도한 부채비율(265%) 때문에 공사채를 발행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코레일이 땅을, SH공사(지분 30%)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모델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다른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통해 8조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코레일 부채가 약 22조원인 것을 보면 36%에 해당하는 숫자다.

관건은 시행사로 체질을 바꾸고 있는 코레일이 향후에도 개발을 통해 부채를 줄일 수 있느냐다. 현재 코레일 매출 대부분은 운송수입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KTX 기준 14년간 운임이 동결돼 고질적인 부채 문제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특히 2033년경에는 KTX 초기 버전(KTX-1) 열차를 교체해야 하는데, 비용만 5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땅 개발만이 부채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시각이다.

다만 문제는 코레일이 개발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큰 땅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이다. 철도 관련 부지의 상당수는 국유지(국가철도공단 소유)다. 코레일이 개발할 만한 땅은 용산국제업무지구처럼 과거 정비창이거나 차량기지 등이 이전하며 남는 땅, 철도지하화 등을 통해서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코레일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시행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광균 송원대 철도경영학과 교수는 “홍콩 최대 지하철 노선 운영사인 MTR은 부동산 개발로 버는 돈이 회사 총 매출에 40%를 차지한다”면서 “우리는 운임도 마음대로 못 올리는 형국이다. LH처럼 땅을 팔든가, 직접 건물을 지어 분양 수익을 창출하는 등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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