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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7월 11일 밤. 최저임금위원회 한 공익위원이 불만을 토로하며 한 말이다. 그의 말에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담겨 있다. 심의는 실종된 지 오래고 주장만 난무한다. 목소리 키우기, 버티기, 퇴장과 재입장이 반복된다. 최저임금 역시 가격(임금)이기에 노사 간 협상이 기본이지만, 26개 법령에 연동될 만큼 중요한 규범(임금의 하한)을 정하는 과정에서 전문적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공익위원들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그들이 제시한 심의 촉진구간(중재안)의 상한액 산출 기준(산식)은 지난 2022년 심의 땐 최종 표결안 근거로 사용됐다. 동일한 산식을 왜 달리 적용해야 하는지 설명은 없었다. 이러니 최저임금 결정 때마다 ‘졸속’이란 비판이 뒤따른다.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제도개선 연구회’가 개편안을 잠정 마련한 것은 다행이다. 위원 수를 현행(27명) 대비 절반 이상 감축하고 최저임금위 산하 전문위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노사위원들이 공익위원과 노동경제, 거시경제, 노사관계 등을 살펴 제대로 심의하자는 취지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를 계기로 빠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다만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 무늬는 사용자지만 노동자와 다름없는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줬으면 한다. 지역별 최저임금 구분(차등) 적용안을 논의할 게 아니라, 심의 과정의 전문성은 높이되 이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게 할 방책을 추가로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